LG전자, LG생활건강, LG U+ 우승 이벤트 준비 중
16일 할인 대상, 규모 발표할 듯
역성장, 시장 축소에도 통 큰 결정할 듯
29년 만에 LG 트윈스가 KBO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자 LG그룹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오랜 기간 한결같이 응원해 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통 큰 할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LG전자,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소비재 계열사들은 할인 품목과 혜택 규모를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느냐를 두고 고심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일단 "16일에 한꺼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할인 대상, 품목 최종 조율 중"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LG 트윈스 우승에 따라 LG전자 생활 가전제품이 29% 할인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식이 퍼졌다. 아직까지 할인 규모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29%라는 수치를 두고 커뮤니티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설왕설래가 이뤄지고 있다.
한 가전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제품은 주요 라인업이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평소에도 할인 폭이 좁다"며 "심지어 LG전자는 임직원 할인도 없고 임원 대상 특별 할인도 20% 이내라 주요 품목에 대해 29%를 깎아주는 데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각 계열사들은 다른 구단들의 사례를 포함해 1994년 트윈스 우승 당시 자료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①2014년 삼성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을 당시 삼성전자는 UHD TV 최대 111만 원 할인 혜택 이벤트를 열었다. 제일모직은 최대 20% 할인 행사에 나섰고 추첨을 통해 에버랜드 자유이용권도 줬다. ②2017년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하자 기아는 선착순 1만1,000명에게 모닝과 레이, K시리즈 자동차를 최대 12% 할인 판매했다. ③2019년 두산은 두산베어스 우승 당시 동대문 두타몰에서 열흘 동안 사은품과 할인쿠폰을 증정하는 행사를 열었다. ④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SSG랜더스의 모기업인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이마트24·신세계면세점 등 계열사 19곳이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 '쓱세일'을 개최했다.
경기 침체 속 부담스럽지만 팬들 사랑 보답 위한 결정
경기 상황이나 기업 실적만 놓고 보면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하기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6% 감소한 1조7,462억 원,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1,285억 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도 3분기 영업이익이 10.8% 감소했다. LG전자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0조7,139억 원, 영업이익 9,967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3분기 최고에 버금가는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TV, 생활가전 전체 시장은 점점 위축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미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통해 각종 품목에 대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추가 할인을 책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LG는 고객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할인 행사를 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품목에 대한 할인 이벤트를 최종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최종 확정해 계열사별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LG 트윈스는 우승을 축하하는 '축승회(祝勝會)'를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LG사이언스파크에서 17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구광모 회장이 직접 참석해 선수들과 우승을 기념할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직접 마련한 롤렉스 시계 전달식을 진행하고, 아와모리 소주도 해제해 선수들과 맛을 볼 것으로 전해진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구본무 선대회장이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미래를 위해 부지 선정, 터 닦기 등 준비 과정 전반에 공을 들인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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