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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떡·초콜릿은 이제 그만... "수능 선물, '편의점 상품권' 받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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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떡·초콜릿은 이제 그만... "수능 선물, '편의점 상품권' 받을래요"

입력
2023.11.15 17:23
수정
2023.11.1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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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상품권 판매량 11월 ↑
"실용성 추구 2030 특성 반영"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둔 13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한 제과점에 수험생을 응원하는 선물 세트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사흘 앞둔 13일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한 제과점에 수험생을 응원하는 선물 세트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찹쌀떡, 초콜릿은 안 먹게 돼요. 최고의 선물은 상품권 아닐까요?"

대입 수험생 박혜린(19)양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온라인 상품권'을 꼽았다. 시험을 마치고 그간 먹고 싶었던 음식이나 물건을 사며 해방감을 맘껏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주변에 화장품 구매가 가능한 미용스토어 상품권을 받은 친구도 적지 않다.

최근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수능 선물로 편의점 상품권이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여학생들 은 화장품을 살 수 있는 미용스토어 상품권을 선호한다. 직설적이고 실용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특성을 대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1~13일 편의점 상품권 판매량은 전달 동기 대비 152% 뛰었다. 카페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역시 143% 증가했다. 94% 오른 초콜릿 판매량과 비교해 증가폭이 훨씬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능일이 있는 이달 들어 편의점 상품권 판매량이 유의미하게 늘었다"며 "전년 대비 판매량도 약 2.5배 증가할 만큼 선호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험장인 서울 용산구 성심여고 앞에서 만난 수험생들도 이구동성으로 상품권을 수능 선물로 받고 싶다고 했다. '자기주도로 즐길 수 있는’ 선물인 까닭이다. 올해로 3번째 수능을 치르는 조하나(20)씨에게 초콜릿과 찹쌀떡은 가족 몫이다. 선물받은 초콜릿만 세 박스가 넘지만, 지난해 수능 당일 먹은 네다섯 알이 전부다. 조씨는 "음식은 대부분 가족이 먹거나 주변에 나눠 줘 정작 나를 위한 선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래 보관하고 쓸 수 있다는 것도 상품권의 장점이다. 유통기한이 있는 음식과 달리 상품권은 사용 기한 연장도 가능하다. 수험생 노모(18)양은 "상품권은 당장 쓰지 않아도 돼 좋다"고 했다. 편의점 상품권을 선물받은 박모(18)양 역시 "한 번에 다 사용할 필요 없이 잔액도 관리되니 간식, 생리대 등 그때그때 원하는 물품을 구매할 생각"이라며 웃음 지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효율적이고 실용적 소비를 선호하는 젊은 층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기성세대는 기대하지 않은 것에서 오는 긴장감이나 불확실성에 선물의 의미를 부여하는 반면, 청년들은 소셜미디어에 위시리스트(받고 싶은 선물 목록)를 띄우는 등 상대방이 원하는 걸 주고받는 것을 선물로 여기는 경향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수능 마케팅에 현혹되기보다 '똑똑한 소비자'가 되겠다는 심리도 작용한다. 최 연구위원은 "초콜릿을 파는 기업의 상술에 놀아나지 않고 상대가 가장 필요한 걸 고르는 게 현명한 소비라고 생각하는 젊은 세대도 많다"고 덧붙였다.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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