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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비만 치료제 상륙에 맞대응할 국산 약, 3년 내 우리가 만든다

입력
2023.11.20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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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도약하는 K바이오] <9>한미약품그룹
비만 프로젝트 H.O.P에 전사 역량 투입
한국인 맞춤약 개발 위한 임상3상 진입
신약 이어 관리용 플랫폼까지 준비 중

편집자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온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세계 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전략과 비전을 알리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내부에서 작업자가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내부에서 작업자가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한미약품 제공.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미약품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비만 관리'를 선택했다. 앞으로 비만을 둘러싼 질병들에 대해 예방부터 치료, 관리를 아우르는 기술을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9일 한미약품의 지주사 격인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9월 출범한 그룹 차원의 비만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가 3개월째 순항 중이다. 비만 치료용 신약을 포함한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 그룹 전체가 뛰어든 데는 최근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 중인 영향이 크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위고비'가 돌풍을 일으키자 수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비만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이들 약의 한국 상륙이 머지않은 만큼 대응할 국산 기술의 필요성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에페글레나타이드'라는 물질의 상용화를 가장 앞서 추진하고 있다. 삭센다나 위고비와 체내에서 비슷한 기전으로 작용하면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형이나 몸무게에 알맞은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으로 3년 내에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한미약품은 내다보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으며 3상에 진입했다. 국내 임상을 통해 아시아인에게 최적화한 비만 치료제로 완성해 추후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에페글레나이타이드는 지난 2015년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된 후 이뤄진 대규모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 효능이 확인된 바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뒤이어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고 식욕 억제를 돕는 차세대 비만 신약의 임상도 추진할 예정이다. 더불어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유사한 기전의 약물에서 나타날 수 있는 근육량 손실, 요요 현상을 막는 신개념 약 개발도 준비 중이다. 실제 위고비 투여를 중단하면 수년 내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또 선천성 비만에 작용하는 신약 후보물질도 찾아내 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비만 치료를 넘어 예방과 관리를 위한 디지털 플랫폼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전사가 H.O.P 프로젝트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며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는 한미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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