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휩쓸었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인공지능(AI)부터 음향, 영상, 의료, 비행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골고루 수상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뛰어난 제품과 기술을 선정해 혁신상을 수여하고 이를 행사에 앞서 사전 발표한다.
AI를 개발하는 스튜디오랩은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제품 소개를 AI가 자동생성하는 '셀러캔버스'로 AI 분야의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최고혁신상은 혁신상 제품들 중에서도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제품들에 수여하는 혁신상 중에 혁신상이다.
상을 받은 스튜디오랩은 삼성전자의 사내벤처로 출발해 분사했다. 이 업체가 개발한 셀러캔버스는 영상분석 AI가 기계학습을 통해 의류의 특징, 색깔과 스타일 등을 자동 파악해 여기 어울리는 상품 설명과 제품 소개 디자인을 자동으로 만들어 준다.
의료AI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웨이센은 AI부문에서 2개, 소프트웨어 및 모바일 앱 등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3관왕에 올랐다. 이 업체가 수상한 '웨이메드 코프 프로'는 기침 소리만 듣고 이용자의 호흡기 건강을 확인하는 AI 앱이다. 또 빅 데이터를 분석해 AI를 기반으로 청소년들의 식품 알레르기를 개선하는 디지털 치료제 '웨이메드 푸드 알레르기'도 상을 받았다. 이로써 이 업체는 3년 연속 CES에서 혁신상 8개를 받았다.
음향기술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 가우디오랩도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이 업체는 AI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소음을 제거하는 '저스트 보이스' 기술을 개발해 상을 받았다. 이 기술을 각종 동영상 서비스나 화상회의 등에 적용하면 AI가 실시간으로 잡음이나 소음을 제거해 깨끗한 소리를 들려준다. 오디오 마니아였던 오현오 대표가 창업한 가우디오랩은 일정 음향을 유지해 귀를 보호하는 기술을 개발해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에 제공했다.
화질 개선 기술을 개발한 포바이포는 AI가 자동으로 화질을 개선해 주는 '픽셀' 기술로 콘텐츠&엔터테인먼트와 디지털 이미징/사진 분야에서 혁신상을 받아 2관왕에 올랐다. 픽셀은 수만 건의 초고화질 영상을 학습한 AI가 자동으로 명암, 채도, 이상 요소(노이즈) 등을 자동으로 제거해 화질을 개선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옥자' 등에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했던 윤준호 대표가 2017년 창업한 이 업체는 국내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 이 기술을 적용해 화질을 개선했다.
드론을 개발하는 파블로항공은 도심항공교통 플랫폼 '어반링크X'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LG유플러스와 공동개발하는 어반링크X는 비행택시가 공중에서 충돌하거나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의료AI 분야의 엑소시스템즈는 'AI를 이용한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반의 건강관리 솔루션'으로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혁신상을 받았다. 이 솔루션은 아용자의 생체 신호를 분석해 맞춤형 운동 목표를 제시하고 신경과 근육을 자극하는 전기 치료방법을 제공해 올해 국내 발명특허대전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색적으로 학생들이 창업한 스타트업도 상을 받았다. 서울대 학생들이 창업한 솔리브벤처스는 자폐 아동을 위한 교육용 장난감으로 디지털 건강관리와 접근성 등 두 가지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들이 만든 '필 앤 플레이'는 귤 껍질 까기, 두더지 놀이 등으로 집중력과 기억력,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구다. 필 앤 플레이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한다. 서주호 솔리브벤처스 대표는 "부모가 집에서 자녀의 두뇌 발달을 도울 수 있도록 다양한 도구들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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