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50억 클럽' 박영수 재판서 증언
약정금 200억원의 구체적 요구 진술
박영수·양재식은 관련 의혹 전면 부인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업자들에게 구체적인 주택 평수까지 제시하며 부동산을 요구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이사장 시절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도 공개됐다.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박 전 특검과 양재식 변호사(전 특검보)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0억 원(약정을 맺은 청탁의 대가) 지급 혐의와 관련해 2014년 12월 초 양 변호사가 '(박영수) 고검장하고 상의를 했고, 그걸(상가를) 원하신다'고 말해서 그 자리에서 '당연히 해드려야죠'라고 말했다"며 "양 변호사에게 관련한 그림도 그려줬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의 단독주택 부지 및 2채 약속 혐의와 관련해선 "양 변호사가 아픈 셋째 따님 얘기도 잠깐 하면서 '고검장님이 더 연세가 드시면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고 했다'고 말해서 '저희가 지어서 드리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 변호사가 '고검장님은 100평보다는 더 크셔야 하지 않겠냐'라고 해서 '150평 정도 만들어드리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낙선한 박 전 특검을 위로하면서 재차 단독주택을 약속해 박 전 특검이 주택 제공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내놨다. 그는 변협회장 선거 자금 3억 원을 제공한 시기와 전달 장소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분양대행업자이자 박 전 특검의 인척인 이기성씨로부터 받은 3억 원을 2014년 11~12월 세 차례에 걸쳐 쇼핑백에 담아 경기 양평군 한화리조트 등에서 양 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2014년 10월 피고인들로부터 대한변협 회장 선거자금 지원 요청을 받았다"며 "양 변호사가 먼저 금액을 꺼냈고, 박 전 특검도 '그렇게 돈이 많이 들어?'라고 이야기했었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도 나왔다. 남 변호사는 '2014년 10월 무렵 증인과 김만배·정영학씨가 피고인들에게 우리은행이 대장동 개발 사업 컨소시엄 구성 논의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냐'는 질문에 "양 변호사가 '고검장님께 말씀드리면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변호사로부터 '고검장께서 우리은행 부행장에게 이야기를 해뒀고, 적극 도와주겠다고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또, 2014년 11월 우리은행의 대장동 개발 사업 참여가 확실시되자 부국증권이 컨소시엄에서 배제된 배경에 박 전 특검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김만배씨가 박 전 특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론하며 부국증권을 컨소시엄을 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는 이와 관련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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