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세브란스병원, ERCP 시술 전 항생제 투여 효과 첫 확인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시술을 앞둔 담관(담도) 폐쇄 환자에게 항생제를 미리 주입하면 치료 합병증 발생률이 50%가량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문재·임가람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2017년 4월부터 4년 정도 세브란스병원에 담관 폐쇄로 내원한 환자 349명을 대상으로 ERCP 시술 전 항생제 선제 투여 효과를 확인한 결과다.
ERCP 시술 전 항생제를 예방적으로 투여한 A군(176명)과 그렇지 않은 B군(173명)의 시술 후 합병증 발생 빈도를 조사했다.
소화를 돕는 쓸개즙(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관(膽管·bile duct)을 통해 이동한다. 이때 담석증·암 종양 등에 의해 담관이 막히면(담관 폐쇄) 황달이 나타나거나 간경화 같은 간 질환이 생길 수 있다.
ERCP 시술은 담관 폐쇄 환자의 진단·치료를 위해 내시경 시술로 사용되지만, 내시경 도구를 담관 내로 삽입하는 과정에서 담관 파열·감염·출혈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시술 후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는 전체 시술 환자의 10%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ERCP 시술 전 항생제를 미리 투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는 있지만 그 효과에 관한 임상 연구가 없어 미국과 유럽, 국내에서도 항생제 예방 투여를 권고하지 않는다.
연구 결과, ERCP 시술 전에 항생제를 투여한 군에서 합병증 발생률이 3.5배까지 적었다. 특히 ERCP 시술 후 자주 발생하는 합병증의 발생률이 줄었다.
세균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는 균혈증 발생률은 A군에서 2.3%(4명), B군에서는 6.4%(11명)였다. 또 담관염 발생률은 A군에서 1.7%(3명)인 반면 B군에서는 6.4%(11명)였다.
정문재 교수는 “담관 폐쇄 진단과 치료를 위해 ERCP 시술을 시행하면서 합병증이 많이 발생했지만 시술 전 항생제 투여 효과를 확인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없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로 내시경 시술을 앞둔 담관 폐쇄 환자에게는 항생제를 미리 투여할 것을 권고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소화기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IF 9.8) 최신 호에 실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