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도약하는 K바이오] <12>동국제약
시장에 없는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개발
5년 전보다 연구비 58%, 인력 2배 증가
기존 성분에 기능 추가해 성공률 높여
편집자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온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세계 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전략과 비전을 알리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합니다.
동국제약은 요즘 전립선비대증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 임상시험 3상을 마쳤다. 이 약은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치료 성분 '두타스테리드'와 배뇨장애 같은 증상을 개선하는 또 다른 성분 '타다라필'을 합친 '복합제'다. 기존 약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오리지널 약과 성분이나 약효가 비슷하지만 약의 물성을 바꾸거나 사용이 편하게 제형을 변경해 만드는 '개량신약'이기도 하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이 커져 배뇨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약으로 치료하는데, 효과가 바로 나타나진 않기 때문에 대개 증상을 개선하는 약을 함께 쓴다. 둘을 합친 약은 아직 세계 시장에 없다. 이번 복합제 개량신약 개발이 끝나면 동국제약은 향후 6년간 국내 독점권을 확보할 뿐 아니라 해외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개발 초기부터 수출을 고려했던 터라, 남미를 비롯한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세계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내년 약 45억 달러로 추정된다.
22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동국제약의 지난해 연구개발비 규모는 5년 전과 비교해 58% 증가했다. 정부 보조를 뺀 자체 연구개발(R&D) 투자액이 2018년 148억 원이었는데, 작년엔 235억 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R&D 인력은 49명에서 106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개량신약이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R&D의 또 다른 축은 자체 원천 기술인 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크기의 생분해성 고분자 입자를 이용해 약효 성분을 서서히 안정적으로 방출하게 하는 '약물 전달 시스템(DDS)'이다. 동국제약은 이 기술로 다케다제약의 전립선암 치료제 '루프린' 제네릭(화학의약품 복제약)인 자사의 '로렐린 데포'가 효능과 안전성이 루프린과 동일함을 입증했다. 늦어도 2025년까지 로렐린 데포를 출시한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동국제약의 신제품군(파이프라인)은 기존 약효 성분에 기능적인 가치를 추가하는 형태로 개발하고 있어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독보적인 DDS를 활용해 차별화한 의약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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