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청역서 2개월 만 시위
공무집행방해 1명 현행범 체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개월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 활동가들과 당국의 충돌이 재연되면서 지하철 출근길이 또 혼잡을 빚었다.
전장연은 20일 오전 8시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제55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진행했다. 9월 25일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장애인 관련 예산 통과가 결정되는 11월 13일까지 출근길 시위를 멈춘다"고 선언한 지 56일 만이다.
이날 시위에는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를 비롯해 1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이들은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게 해주십시오' '갈라치기 혐오정치 STOP(중단)'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청역 2-1 승강장부터 각 칸마다 배치돼 탑승 시위에 나섰다. 박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이 반영된 예산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며 "내년에는 장애인들이 이동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도 전장연 측과 경찰·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의 대치 상황이 이어지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즉시 퇴거 요구와 함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위반 등을 이유로 체포할 수 있다는 경고방송을 계속 내보냈으나, 전장연 측이 거부해 승강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과 시위대가 방송장비 압수를 놓고 실랑이하는 와중에 객차에 타고 내리는 승객들까지 몰렸다. 지하철 문이 닫히지 못해 운행이 5분 넘게 지연되는 일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여성 활동가 1명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양측의 대치는 박 대표가 자진 퇴거한 오전 10시 30분 넘어 종료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전장연 측이 지하철 운행 고의 지연과 선전전 등 불법행위를 하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휠체어를 (객차 입구에) 걸쳐놓는 등 지연 행위를 해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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