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나라의 발전적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슈퍼 빅텐트'를 치겠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친이재명계와 각을 세우며 분열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자 손짓을 보낸 셈이다. 나아가 '이준석 신당'을 견제하려는 다중 포석으로 읽힌다.
김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층 인사 영입 못지않게 많은 국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각계각층 인물들을 모시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부정부패 정당이 돼 개딸들에게 휘둘리는 지금의 민주당에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양심을 지키는 분들이 민주당에 비록 소수나마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발전적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하는 모든 분들의 동참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민주당 비명계 일부 의원들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제 정치적 꿈을 펼칠 곳으로 적합하다면, 또 저를 반긴다면 간다"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21일에는 대전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만나 '한국정치 문제점과 개혁 방안'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또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으로 구성된 '원칙과 상식'은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하며 탈당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아울러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까지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금태섭 전 의원과 만난 데 이어, 이상민 의원 등 민주당 비명계와 물밑에서 소통하고 있다며 '제3지대 규합'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슈퍼 빅텐트' 구상이 이날 최고위원회의나 사전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화된 계획이라기보다는 '운을 띄우는 차원'으로 해석될 만한 대목이다. 또 이상민 의원을 제외하곤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을 시사한 민주당 혹은 제3지대 세력이 없는 데다, 영입이 이뤄지더라도 기존 지역구 공천 보장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실제 영입에는 여러 난관이 예상된다.
이준석 "당내 인사와도 화합 못 하는 사람이..."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나경원, 안철수, 유승민, 이준석 하고도 화합 못 하는 사람이 어디 가서 빅텐트를 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하태경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빅텐트를 치려면 그 사람 삶이 빅텐트랑 닮아 있어야 한다"며 "김 대표가 본인을 던지면서 빅텐트를 활성화하고자 하면 많은 사람이 어쩌면 진정성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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