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전 대표 21일 CBS라디오 인터뷰
"변론 기회 차단... 취지에 어긋나"
"검찰, 김건희 사건은 수사 안 해"
"쌍특검법 거부권, 尹 정치적 탄핵"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요청이 기각되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익을 받았는데 저한테는 그런 기회조차 허용이 안 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송 전 대표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전날 수사심의위 요청 기각에 "검찰 수사의 적정성을 외부 인사로부터 검증하고자 만든 제도인데 한번 열어라도 줘서 저의 변론을 들을 기회를 줬어야 되는데 아예 요건 심사에서 문을 막아버려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검찰은 송 전 대표의 돈봉투 사건 수사 중 외곽 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입법 로비 정황을 발견했다며 수사에 돌입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뇌물 혐의에 대한 별건 수사에 착수한 건 위법하다며 3일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20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수사심의위에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고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하는 기구로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됐다. 한동훈 장관도 이 제도를 쓴 적이 있다. 2020년 7월 한 장관(당시 검사장)은 채널A 기자와의 유착 혐의를 받던 중 수사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수사심의위는 한 장관에 대해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냈다. 한 장관은 지난해 4월 무혐의 처분됐다.
'먹사연이 결백하다면 검찰 조사에 당당히 임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송 전 대표는 "의사가 멀쩡한 사람 배를 갈라 수술하는 상황에서 '병도 없는데 수술을 왜 두려워하냐'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답했다. 이어 "새벽에 출근하는데 검사 7명씩 들어와서 압수수색한다고 하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라"며 "심지어 정치인이 아닌 일반 공무원 등은 한번 수사 대상이 되면 일상이 멈추는 고통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검찰 수사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으로 100여 명 넘게 압수수색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도 담당하고 있다"며 "그런데 김 여사에 대해선 소환 조사는커녕 서면 조사도 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 형평성 논란을 기자들이 묻자 한 장관은 '철저히 수사하고 있고 법에 따라 공정하게 결정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며 "너무나 형식적이고 내용이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당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거론하는 데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2배가 넘어 이미 정치적으로 탄핵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막기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무능과 부패가 임계점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문제와 대장동 50억 클럽 문제의 쌍특검법이 12월에 통과되는데 만약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때가 바로 이 탄핵의 분노가 폭발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탄핵 시나리오도 예상했다. 송 전 대표는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환불을 하게 되면 국회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재의결이 되는데, 그 3분의 2가 재적 300명 중 200명이 아니라 출석 국회의원의 3분의 2이기 때문에 180명이 참석하면 120명이 찬성하면 된다"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탈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30명만 불참하면 270명이 본회의장에 왔을 때 3분의 2, 민주당과 야권 의석으로 180명이 찬성하면 재의결돼, 사실상 정치적 탄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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