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독서광' 면모 잘 알려져 있어
과학, 인문학 등 읽는 분야도 다양
누리꾼들 '페이커가 읽은 책' 공유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네 번째 우승한 유명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27)의 도서 목록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독서광'으로도 잘 알려진 페이커가 1020세대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하면서 그가 읽은 책을 따라 읽으려는 청소년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페이커가 읽은 책 목록'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페이커가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뷰 등에서 읽었다고 밝힌 책 제목과 저자의 이름이 담겨있다. '1Q84' '상실의 시대' '골든 슬럼버' 같은 유명 소설부터 '침묵의 봄' '날마다 천체물리' 등 과학 서적, '국가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등 철학 서적, '신경 끄기의 기술' '미라클 모닝' 등 자기계발서까지 여러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페이커가 읽은 책 목록을 업데이트하거나 대신 읽고 후기를 올리는 SNS 계정도 등장했다. 페이커가 매체나 SNS로 특정 책을 언급하면 그 책을 게시물로 소개하는 식이다. 누리꾼들은 계정을 찾아 후기들을 훑어보며 "과학, 인문학, 심리학 등 접하는 분야가 깊고 다양하다", "다 읽어볼 만한 책들 같아서 메모해야겠다", "나도 다독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팬들 사이에서 '독서왕' 페이커는 유명하다. 9월 27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롤 경기를 끝내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 페이커의 손에는 영국 심리학자가 쓴 닉 채터의 '생각한다는 착각'이 있었다. 2021년 한 인터뷰에서는 "개인 시간을 보낼 때 친구들을 가끔 만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집에서 잠을 자거나 독서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잘 아는 팬들이 선물로 책을 자주 보내주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페이커는 "팬들이 정성으로 골라서 보내주시는 책은 최대한 다 읽으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책 추천도 자주 해왔다. 2021년 한 인터뷰에선 "예전 롤드컵 때 헨리 데이비드 소로 작가의 '월든'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속세에서 벗어나 새 변화를 꾀한다는 점이 마음을 비우는 데 도움이 됐다"며 독서를 정신 수양의 비결로 꼽기도 했다. 이 외에도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라플라스의 마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등을 재미있게 읽은 책으로 추천했다.
페이커와 그의 한국 팀 'T1'의 롤드컵 우승은 7년 전인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결승까지 올랐지만 한국 팀 'DRX'에 3대 2로 패했다. 하지만 올해 롤드컵에서는 중국 롤 프로리그(LPL) '리닝'과 '징동'을 연달아 격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데뷔 10년 차 베테랑인 페이커는 한때 손목 통증으로 인해 쉴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러진 대회에서는 전성기급 경기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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