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진상 재판 출석해 증언
"'민간업자들 노력했다'고 보고도"
"휴대폰 인멸 지시" 입장 뒤집고
"이 대표 측 변호사가 버리라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을 대장동 민간업자에게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유 전 본부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 대표 등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15년경 '백현 마이스 사업'을 추진했는데,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과정에서 '투자를 먼저 결정하고 오라'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며 "그러려면 방법이 외국인투자촉진법밖에 없어서 고민하니 이 대표가 '남욱하고 정영학에게도 줘봐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욱한테 '너네가 살펴봐라'고 했다"며 "제가 '얘들이 사업을 성공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보고한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2조7,207억 원을 투입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일원 20만6,350㎡의 시가화 예정 용지에 전시, 회의, 관광 등 산업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유 전 본부장의 이날 증언은 이 대표가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민간업자들의 개입을 인지했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표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일당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자금 조달을 위해 지분을 포기하면서까지 부국증권과 호반건설을 끌어들인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난항에 빠진 백현 마이스 도시개발사업까지 맡겼다는 게 유 전 본부장 증언의 취지다.
"휴대폰 내가 버리라고 한 것 아냐"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재판에서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이 대표 측 변호사가 저의 사실혼 배우자에게 제 휴대폰을 버리라고 했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저쪽(이 대표 측)에서 보낸 A변호사가 집사람에게 '그런 거(휴대폰) 집에 있으면 빨리 버려라'고 말했다고 하더라"라며 "나중에 검사실에서 (집사람과) 통화를 하면서 '(의혹) 관련 내용이 없는데 그걸 왜 버렸냐'고 울다시피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 변호인이 "증인은 사실혼 배우자의 증거인멸 혐의 재판에서 '내가 휴대폰을 은닉해달라고 했다'고 자백하지 않았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A변호사가 '제가 (휴대폰을) 버려달라고 안 했다고 하면 (사실혼 배우자에 대한) 더 큰 처벌이 우려된다'고 했다"며 "(사실혼 관계인) 부인이 피해를 받지 않게 하려고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휴대폰을 버린 혐의로 기소된 사실혼 배우자 재판에서 기존 진술을 뒤집고 "사실혼 배우자가 제 지시로 휴대폰을 버렸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제출했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증거인멸 범행을 주도했다는 점을 강조해 사실혼 배우자의 죗값을 줄이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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