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동향, 집중 호우·고물가 타격
1분위 소득 0.7%↓ 5분위는 4.1%↑
지갑도 닫은 1분위 가구..."생필품만"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만 소득·소비가 모두 줄었다. 고물가, 집중 호우에 따른 일감 감소로 저소득층 가계 사정만 뒷걸음질쳤다는 뜻이다. 반면 고소득층은 저소득층과 달리 소득이 늘고 돈도 더 많이 썼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평균 1.38명) 가계 월평균 소득은 500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가계소득이 0.8% 감소했던 2분기와 비교해 나아졌다.
명목임금 상승에 따라 근로소득이 322만3,000원으로 3.5% 늘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수급액 증가, 부모급여 도입 등으로 이전소득은 11.7% 증가한 72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 변수를 제외한 실질소득은 448만6,707원으로 전년 대비 0.2%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시기 내내 마이너스(-)였던 실질소득은 5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반등했다.
지표가 개선된 성적표 같지만, 소득 분위별로 따져보면 높은 점수를 매기기 어렵다. 소득을 5개 구간으로 쪼갰을 때 하위 20%인 1분위 가구(평균 가구원 1.38명)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감소했다. 근로소득(-9.2%)과 사업소득(-12.7%)이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1분위 실질소득도 3.8% 줄어든 100만610원으로 집계됐다. 명목소득이 줄어든 데다 물가까지 뛰면서 실질소득 감소폭을 키웠다. 1분위를 제외한 모든 계층에서는 월평균 소득이 늘었다. 특히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평균 가구원 3.22명)는 1,084만3,000원으로 4.1% 증가했고 실질소득(966만6,658원)도 1.0% 늘었다.
1분위 소득이 유독 감소한 이유는 기후 영향이 컸다. 이진석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이번 여름 역대 세 번째로 비가 많이 와 (1분위 가구가 주로 종사하는) 건설업 등 임시·일용직의 근로소득이 줄었다"며 "1분위 자영업자 비중이 큰 농가 소득이 줄어 사업소득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분위별 소비 양상도 소득과 비슷했다. 5분위 가구 월평균 소비는 492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6.5% 올랐다. 5개 분위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저소득층은 고소득층과 반대로 지갑을 닫았다. 1분위 가구 소비는 123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0.7% 감소했다. 1분위 가구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7%), 교육(-13.9%), 교통(-8.1%) 주류·담배(-7.2%) 등에서 지출을 조였다.
가계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빼 실제 소비에 활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도 차이 났다. 5분위는 831만9,000원으로 3.1% 뛴 반면, 1분위(90만7,000원)는 0.6% 증가에 그쳤다. 결국 1분위는 매달 33만 원씩 적자(가처분소득-소비)가 난 셈이다. 정부는 "동절기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늘리고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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