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매달 33만 원 적자'... 저소득층만 소득과 소비 모두 줄었다
알림

'매달 33만 원 적자'... 저소득층만 소득과 소비 모두 줄었다

입력
2023.11.23 19:00
2면
0 0

3분기 가계동향, 집중 호우·고물가 타격
1분위 소득 0.7%↓ 5분위는 4.1%↑
지갑도 닫은 1분위 가구..."생필품만"

19일 서울 이마트 영등포점을 찾은 고객들이 매장 개장 시간 전에 입장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서 행사 전단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19일 서울 이마트 영등포점을 찾은 고객들이 매장 개장 시간 전에 입장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서 행사 전단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만 소득·소비가 모두 줄었다. 고물가, 집중 호우에 따른 일감 감소로 저소득층 가계 사정만 뒷걸음질쳤다는 뜻이다. 반면 고소득층은 저소득층과 달리 소득이 늘고 돈도 더 많이 썼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평균 1.38명) 가계 월평균 소득은 500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가계소득이 0.8% 감소했던 2분기와 비교해 나아졌다.

명목임금 상승에 따라 근로소득이 322만3,000원으로 3.5% 늘었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수급액 증가, 부모급여 도입 등으로 이전소득은 11.7% 증가한 72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 변수를 제외한 실질소득은 448만6,707원으로 전년 대비 0.2%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시기 내내 마이너스(-)였던 실질소득은 5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반등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지표가 개선된 성적표 같지만, 소득 분위별로 따져보면 높은 점수를 매기기 어렵다. 소득을 5개 구간으로 쪼갰을 때 하위 20%인 1분위 가구(평균 가구원 1.38명)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감소했다. 근로소득(-9.2%)과 사업소득(-12.7%)이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1분위 실질소득도 3.8% 줄어든 100만610원으로 집계됐다. 명목소득이 줄어든 데다 물가까지 뛰면서 실질소득 감소폭을 키웠다. 1분위를 제외한 모든 계층에서는 월평균 소득이 늘었다. 특히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평균 가구원 3.22명)는 1,084만3,000원으로 4.1% 증가했고 실질소득(966만6,658원)도 1.0% 늘었다.

1분위 소득이 유독 감소한 이유는 기후 영향이 컸다. 이진석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이번 여름 역대 세 번째로 비가 많이 와 (1분위 가구가 주로 종사하는) 건설업 등 임시·일용직의 근로소득이 줄었다"며 "1분위 자영업자 비중이 큰 농가 소득이 줄어 사업소득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위별 소비 양상도 소득과 비슷했다. 5분위 가구 월평균 소비는 492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6.5% 올랐다. 5개 분위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저소득층은 고소득층과 반대로 지갑을 닫았다. 1분위 가구 소비는 123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0.7% 감소했다. 1분위 가구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7%), 교육(-13.9%), 교통(-8.1%) 주류·담배(-7.2%) 등에서 지출을 조였다.

가계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빼 실제 소비에 활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도 차이 났다. 5분위는 831만9,000원으로 3.1% 뛴 반면, 1분위(90만7,000원)는 0.6% 증가에 그쳤다. 결국 1분위는 매달 33만 원씩 적자(가처분소득-소비)가 난 셈이다. 정부는 "동절기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늘리고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사회 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조소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