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한 달 만에 실종신고 접수
돈 문제로 다투다 의붓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숨진 친아버지 고향에 암매장한 4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배모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배씨는 지난달 19일 영등포구에 있는 의붓어머니 70대 이모씨 집에서 이씨를 살해한 뒤 경북 예천군의 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예천은 배씨 친부의 고향이다. 그의 아버지는 30여 년 전 이씨와 재혼했고, 약 1년 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배씨가 의붓어머니와 금전 문제로 다투다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씨는 경찰 조사에서 "의붓어머니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을 다른 남자를 만나며 헤프게 썼다", "돈을 관리하려고 통장을 달라 하다가 시비가 붙었다" 등의 이유를 대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
경찰은 앞서 13일 "일주일째 이씨와 연락이 안 된다"는 동사무소 직원의 실종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틀 뒤 배씨가 이씨 통장에서 30만 원을 찾아간 사실을 확인한 후 실종이 아닌 살해 의심 사건으로 전환했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배씨는 17일 경기 수원시 한 모텔에서 체포됐고, 이씨는 하루 뒤 경북 예천군의 하천 갈대밭 주변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배씨가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는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갑자기 화가 났다"면서 계획적 범행을 부인했다. 법원은 도주 가능성을 고려해 같은 날 배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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