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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박해준 "아내, 영화 본 후 '고생했다' 연락"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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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박해준 "아내, 영화 본 후 '고생했다' 연락" [인터뷰]

입력
2023.11.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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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준, '서울의 봄'으로 스크린 복귀
아내 오유진, '서울의 봄' 보고 극찬

박해준이 '서울의 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박해준이 '서울의 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많은 배우들이 인터뷰 자리를 통해 촬영장에서 느꼈던 어려움을 털어놓곤 한다. 그러나 '서울의 봄' 박해준에게서는 "이 작품은 그렇게 힘든 게 없었다"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감독의 세심함, 좋은 결과물들을 확인하며 '촬영이 이렇게 수월하고 재밌게 흘러갈 수 있나'라는 생각을 했단다. 그에게서는 작품을 향한 진한 애정이 느껴졌다.

박해준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서울의 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박해준은 전두광(황정민)의 친구이자 군사반란의 동조자인 9사단장 노태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서울의 봄'은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중이다. 박해준 또한 대본을 접했을 때 스토리가 가진 힘에 반했다. 그는 "대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울의 봄' 대본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 이어지더라. (긴장감을) 끝까지 밀고 가는 대본은 정말 거의 없다. 감동 있게 사람 마음을 잔잔하게 움직이는 이야기가 있고 정신없이 장면들이 지나가다가 묵직하게 터뜨리는 이야기도 있으면 이건 후자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그에게 유독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코로나19로 영화계가 얼어붙었을 무렵 박해준도 지친 상태였다. 고민들이 많을 무렵, '서울의 봄'이 빛이 돼 줬다. 그는 "휴식 없이 계속 작업을 했다. 그런데 영화가 (일정이) 미뤄지기도 하고 결과를 보는 게 없으니 조금 지쳤다. '서울의 봄'이 나오기 전부터 조금씩 다시 재미를 찾아가고 있었는데 이 작품도 개봉해서 힘을 실어줬다. 개인적으로는 참 고마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찍어둔 작품에 대한 기대도 생겼다. 너무 좋은 시기에 받은 선물 같은 느낌이다. 고민들이 많은 시기였다"고 밝혔다.

아내인 배우 오유진은 '서울의 봄'을 보고 따뜻한 평가를 해줬다. 박해준은 "(아내가) 개봉날 오전에 영화를 보고 연락을 줬다. '너무 고생했고 재밌게 봤다. 정말 재밌는 연극 한 편을 본 것 같다'는 얘기를 들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극을 하는 배우들이 출연하기도 했고 '서울의 봄' 촬영 때의 앙상블이 좋았다는 이야기 또한 들을 수 있었다. 전두광으로 등장하는 황정민 역시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들고 있는 대표적인 배우다.

황정민은 '서울의 봄'에서의 비주얼 변신으로 시선을 모았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황정민은 '서울의 봄'에서의 비주얼 변신으로 시선을 모았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황정민의 비주얼 변신은 '서울의 봄' 관객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박해준은 촬영을 위해 전두광의 외양을 갖췄던 황정민을 보고 열정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몸소 희생하시는구나'라는 생각까지 했단다. 박해준은 황정민과 관련해 "분장 시간도 그렇고 촬영 내내 갑갑함도 견뎌내야 했다. (헤어스타일 분장이) 통풍이 잘 되는 것도 아니고 꽉 막혀 있었다. 더울 때는 땀이 찼다. 습기가 차니까 추울 때는 오히려 더 추워지기도 하지 않나. 그래서 걱정되면서 존경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태건의 비주얼에도 박해준의 고민이 담겼다. 그는 "나이는 좀 들어 보이고 풍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때의 살찐 모습을 이어가길 원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내적으로는 아슬아슬하게 선을 타며 갈등을 하는 인물이 표현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박해준의 깊은 고민과 노력 속에서 노태건 캐릭터가 섬세하게 그려질 수 있었다.

축하연 장면은 박해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부분이다. 이 장면은 박해준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그는 "(축하연 중) 기뻐하고 나서 밥 먹으러 가는 길에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기뻐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찍고 있을 때도 소름이 돋았다"고 밝혔다. 이 부분이 기대했던 장면이라고도 했다.

박해준이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박해준이 연기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박해준은 촬영 자체는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작품은 그렇게 힘든 게 없었다"면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해준은 "'이렇게 수월하고 재밌게 흘러갈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감독님이 힘든 부분은 조목조목 짚어주시고 잘한 부분은 칭찬해 주셨다. (촬영 후) 나와서 모니터를 봤을 때는 결과물이 좋았다. 촬영할 때 매일 좋더라"고 이야기했다.

데뷔 초때부터 지금까지 연기를 담백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박해준의 마음가짐은 바뀌지 않았다. 그는 "정말 리얼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가장 독특한 연기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요즘에는 다들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해서 더이상 독특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 이에 더해 사람들이 흥미롭게 봐줄 수 있는 재미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고민을 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박해준의 끊임없는 노력은 그의 이어질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중이다.

한편 '서울의 봄'은 지난 22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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