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시차 있다... 인내심 가져야"
한국 가계부채 문제엔 "가격 낮춰야"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대부분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면서도 바로 내년 주요국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는 과도하다고 일축했다. 한국의 가계 빚 문제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2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고금리 국면이 언제까지 갈 것이라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많은 국가가 연착륙을 달성하고 있다”며 “금융 불안이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물가 안정)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BIS는 1930년 설립된 중앙은행 간 협력기구로,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이라 불린다.
내년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언젠가는 금리를 내리겠지만 내년은 이르다”며 “물가가 안정돼 통화정책의 영향이 충분히 발휘됐다고 확신할 때까지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통화정책이 물가와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중앙은행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중남미 국가가 금리 인하에 나선 건 다른 곳보다 금리 인상을 빨리 했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101.5%에 도달한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카르스텐스 사무총장은 “한국의 좁은 국토 면적 탓에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라면서 “모니터링을 계속해야 하고, 금융당국이 상황을 평가하는 데 있어 더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지방 정부와 은행, 개발업자가 공조해 주택 가격을 낮추고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소득 대비 부채상환 비율, 가계의 전체적인 부채 규모를 관리하는 거시 건전성 정책 사용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장을 위한 새 전략으로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과거 10~15년간 지속된 저금리 환경 속에 많은 국가가 택했던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면서다. 간담회에 동석한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은 “단기적 성장을 거시 안정 정책에 너무 의존하지 말자는 취지”라며 “한국의 경우 고령화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 연금 문제와 직결되는데 이에 대해 민간과 공공 부문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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