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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국민의힘에 최대 35석 뺏긴다"... 민주당의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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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국민의힘에 최대 35석 뺏긴다"... 민주당의 위기감

입력
2023.11.26 1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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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서 총선 시뮬레이션 보고서 회자
병립형 포기 시, 원내 1당 지위 상실
'원칙론' 의원들 "이재명, 결단할 시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면서 위성정당을 포기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최대 35석까지 국민의힘에 뺏길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보고서를 공유한 민주당 의원들은 위기감에 사로잡힌 분위기다. 반면 원칙론을 강조하는 의원들은 '당론을 지켜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26일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당내에선 민주당이 병립형을 포기했을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의석수 격차가 최소 20석에서 최대 35석에 이를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보고서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당 득표율에 단순 비례해 의석수를 배분하는 병립형 방식으로 돌아가면 민주당이 비례 의석을 얻을 수 있지만, 지역구 득표율과 정당 득표율을 연계하는 연동형 방식을 유지하면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내세울 경우 비례 의석을 독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보고서를 본 중진의원은 "결국 연동형으로 갈 경우 원내 1당을 잃어버린다는 얘기"라며 "당론을 포기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 역시 "당 지도부가 논의한다는 것은 당연히 그런 자료를 본다는 뜻"이라며 "연동형 유지 시 민주당에 이득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 밖에서 실시한 시뮬레이션도 이 결과와 유사하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날 연동·병립형에 따른 선거결과를 추정한 결과, 민주당이 연동형을 선택할 경우 민주당은 비례대표 0석, 국민의힘(위성정당)은 26석을 확보해 국민의힘이 원내 1당을 차지하게 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지역구 120석·정당득표율 35%를 차지하고 △이준석 신당 2석·15% △정의당 1석·10% △조국 신당 1석·5% △무소속 9석을 확보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최 전 부원장은 "'연동형 실험'은 실패였음을 인정하고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내 1당 상실'뿐만 아니라 총선 선거 구도 역시 연동형이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선의원은 "야권 쪽에서 얘기되는 송영길·조국 신당 등은 민주당의 왼쪽 부분을 갈라치기하는 반면 여권에서 나오는 이준석 신당은 국민의힘의 왼쪽을 파고든다"며 "선거는 중도층을 얼마나 확보하냐의 싸움인데 연동형을 유지하면 민주당이 선거에 불리하다"고 분석했다. 결국 민주당이 지난해 2월 선언했던 정치개혁안을 번복하는 것이 연동형을 유지하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더 낫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반론도 거세다. '원칙론' 대표주자인 이탄희 의원은 이날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정치공학과 표계산으로는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면서 "이 대표가 결단할 시간이고, '이재명은 합니다'를 보여줄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비명계 의원모임인 '원칙과 상식' 역시 "이재명 지도부가 수많은 약속을 어기고 선거법 야합에 나선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막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이례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거대 정당이 기득권을 유지·확대·독식하는 병립형으로 회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당 지도부는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고위전략회의에서 해당 문제를 논의했으나 지도부 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23일 의원총회에서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채택 의견이 선제적으로 제기된 만큼, 다음 의원총회가 열리는 29일까지는 지도부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김정현 기자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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