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700명 공개채용하겠다는 공단
2021년 고용안정 노력 권고에 반해"
파업 돌입 한 달째인데 접점 안 보여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이 공단에 직고용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27일째 파업 중인 가운데, 노동계와 시민사회 등 150여 명이 동조 단식에 나선다. 파업이 거의 한 달째를 맞았지만 '전원 직고용 전환'이냐 '일부 경쟁 채용'이냐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커 파업이 길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등은 2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27일째 진행 중일 뿐 아니라, 이은영 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의 목숨을 건 단식투쟁 또한 27일째 진행 중"이라며 "한 노동자가 목숨을 건 단식을 벌이는 이유는 공단이 2021년 10월 21일 합의를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민을 상대로 건강보험 관련 상담 업무를 하는 상담사들은 민간 위탁기관에 소속된 지위 때문에 처우가 열악하다고 호소해왔다. 이에 2021년 10월 공단 노사와 외부 전문가 등이 모인 사무논의협의회에서, 공단 산하에 소속기관을 신설해 상담사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전환 방식과 전환 대상을 두고 2년 넘도록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 1일부터 공공운수노조 건보고객센터지부 노동자 1,000여 명이 무기한 파업을 벌이고 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공단은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하며 '상담사의 고용안정과 처우 및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을 권고했으나, 2019년 2월 이후 입사자에 대해서는 공개경쟁채용에 나서는 등 고용안정과 정반대되는 안을 고집하고 있다"며 "무려 1,693명 중 700명에 달하는 41.3%의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단 측에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반면 공단은 지난 정부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등에 따라 2019년 2월 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한 시점에 민간 위탁기관에서 일하던 노동자만 전환 대상자이고, 이후에 채용된 700여 명은 원칙적으로 전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날부터 29일까지 서울신용보증고객센터지부 전 조합원을 비롯해 노동조합, 시민사회, 진보정당, 종교단체 등 150여 명은 파업 지지 의미로 동조 단식을 벌일 계획이다. 노조는 공단과 12개 민간업체 간 위탁계약이 내년 3월에 만료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이전에 소속기관 전환을 위해 신속한 노사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21년 사무논의협의회에 참여해 합의안을 도출했던 전문가 위원들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채용비리 등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상담사들의 채용 승계 등 고용안정 조치가 취해져야 마땅하며, 사회적 합의를 조속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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