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영구휴전 돼야 필요량 공급 가능"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채 초겨울을 맞은 가자지구 북부에 가장 시급한 구호품인 연료 공급이 소량 재개됐다.
28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전날부터 소량의 연료가 구호품 트럭에 실려 가자지구 북부로 전달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의 봉쇄로 연료 공급이 끊긴 이 지역은 비축유마저 다 떨어져 인도주의적 위기가 극에 달한 상황이었다.
가자지구 북부에 반입된 연료는 식수 생산 시설을 재가동하는 데 쓰인다고 OCHA는 밝혔다. 연료 반입량이 현재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에, 우선은 가장 절실한 사용처인 식수 생산에 쓰이게 된다.
그동안 몸이 불편하거나 다쳐 피란길에 오르지도 못한 북부 주민들에게 식수·연료의 고갈은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었다. 주민들이 오염된 우물물을 길어 마시다가 병에 걸리는 사례가 속출했다. 병원과 진료소 대부분 문을 닫고, 알아흘리 병원과 소형 병원 2, 3곳 정도만 남았다. 연료 고갈로 발전기를 돌릴 수 없게 되면서 병원 기능을 잃었기 때문이다.
국제기구들은 현재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연료 등 구호 물량이 현지 필요량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임스 엘더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대변인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사무소에서 브리핑을 열고 "식수를 생산할 담수화 시설을 운영하려면 충분한 연료가 필요하지만, 현재 반입된 물량은 가동을 시작할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엘더 대변인은 "인도적 일시 휴전이 영구적인 휴전으로 전환돼야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를 방문하고 돌아왔다는 그는 "주민들이 물을 배급받는 순간 그 자리에서 물을 다 마시고, 연료가 없어서 잘린 나무 창문틀을 땔감으로 쓰는 사람들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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