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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열풍' 영화 '서울의 봄'...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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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열풍' 영화 '서울의 봄'...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구일까?

입력
2023.11.29 14:22
수정
2023.11.29 14:5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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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호는 김오랑… 전사 소식에 아내 실명
국방장관 미8군 도피 사실, 바리케이드 대치 허구

'서울의 봄'에서 정해인이 연기한 특전사령관 비서실장 오진호(왼쪽)는 김오랑 중령을 모델로 삼았다.

'서울의 봄'에서 정해인이 연기한 특전사령관 비서실장 오진호(왼쪽)는 김오랑 중령을 모델로 삼았다.

특전사령관 비서실장으로 상관을 지키다 전사한 오진호(정해인)는 실제 누구였을까.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의 실제 모델 장태완은 행주대교에서 공수부대의 서울 진입을 막았을까. 반란 주도자들은 훗날 어떤 자리까지 올랐고, 진압군 지휘관들은 어떤 상황을 맞았을까.

28일까지 관객 236만 명을 동원하며 초겨울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을 보다 보면 생기는 궁금증이다. 영화 속 인물들이 누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운명의 날 이후 어떤 삶을 살게 되었는지, 영화 속 주요 내용 중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를 살펴봤다.

영화 속 12ㆍ12 군사반란을 주도하는 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은 전두환을, 전두광을 옆에서 돕는 오랜 친구 9사단장 노태건(박해준)은 노태우를 각각 바탕으로 삼았다. 전두광이 회장인 군 사조직 하나회의 원로들로 반란을 함께 도모하는 장성 한영구(안내상), 배송학(염동헌)은 황영시와 유학성을 모델로 했다. 황영시는 12ㆍ12 이후 육군참모차장으로 영전했고, 참모총장과 감사원장을 지냈다. 유학성은 제3군사령관과 중앙정보부장을 거쳐 3선 의원이 됐다.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오른쪽)을 수행하는 보안사령부 수사과장 임학주는 이학봉을 모델로 하고 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오른쪽)을 수행하는 보안사령부 수사과장 임학주는 이학봉을 모델로 하고 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에서는 공수부대가 주요 역할을 한다. 경복궁 옆 30경비단에 모여 있던 전두광과 노태건 등 반란 모의 세력은 8공수특전여단(실제로는 9공수)이 부평에서 서울로 향한다는 소식을 듣고 화들짝 놀란다. 8공수여단장 박기흥(정형석)은 윤흥기가 밑그림이다. 윤흥기는 반란 직후 여단장에서 물러난다. 이태신과 함께 반란을 진압하려는 특전사령관 공수혁(정만식)은 12ㆍ12 이후 강제 예편됐고, 노태우 정부 초기인 1989년 변사체로 발견된다. 타살 의혹이 제기됐으나 자살로 처리됐다.

특전사령관 비서실장 오진호는 김오랑이 모델이다. 김오랑의 아내 백영옥은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실명했다. 1991년 실족사했으나 의문사 의혹이 제기됐다. 오진호를 사살한 박수종(이승희)은 박종규가 모델이다. 영화가 언급하는 것처럼 김오랑과 박종규는 관사 위 아래에 각기 살며 부부끼리 절친한 사이였다. 박종규는 육군본부 정보처장을 거쳐 56사단장 자리까지 올랐다.

'서울의 봄' 속 대통령 최한규가 육군참모총장 체포 재가를 사후로 표기하는 장면은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의 봄' 속 대통령 최한규가 육군참모총장 체포 재가를 사후로 표기하는 장면은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수혁을 체포하는 4공수여단장(실제로는 3공수) 김창세(김성오)는 최세창을, 전두광으로부터 ‘권총 훈시’를 듣는 2공수여단장(실제로는 1공수) 도희철(최병모)은 박희도를 각각 밑그림 삼았다. 최세창은 수도경비사령관과 제3군사령관, 합참의장, 국방부장관을 역임했다. 박희도는 26사단장과 특전사령관, 제3군사령관, 육참총장을 지냈다. 보안사에서 감청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만드는 반란군 쪽 문일평(박훈)은 허화평을, 정상화(이성민)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하는 하창수(홍서준)은 허삼수를 각각 모델로 했다. 허화평과 허삼수는 허문도와 더불어 ‘3허’로 불린 5공화국 실세였다. 전두광이 대통령 최한규(정동환)에게 육참총장 체포 재가를 받을 때 동행하는 임학주(이재윤)는 이학봉이다. 청와대 민정수석과 국가안전기획부 차장을 역임했다.

'서울의 봄' 마지막 대목에서 전두광이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이태신과 설전을 벌이는 장면은 허구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의 봄' 마지막 대목에서 전두광이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이태신과 설전을 벌이는 장면은 허구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의 봄’은 사실에 허구를 더해 만들어졌다. 김성수 감독은 “관련 기록을 최대한 많이 접한 후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면서도 “각색할 때는 재미를 위해 허구를 더했는데 사실이 몇 %인지는 말하기 힘들 정도로 섞였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 막바지 이태신이 전두광 일당과 맞서기 위해 경복궁 앞까지 진출해 바리케이드 사이에서 끝까지 대치하는 장면은 허구다. 장태완은 대세가 기운 걸 확인한 후 수도경비사령부로 돌아갔다가 체포됐다. 국방장관 오국상(김의성)은 노재현을 바탕으로 했는데, 그는 실제로 육군참모총장 관저에서 총격전이 있자 총소리를 듣고선 가족과 함께 미8군 사령부로 도피했다. 그는 국방부로 돌아왔다가 반란군에 체포됐다. 전두광 일당이 8공수 철수를 위해 신사협정을 제안한 후 역습하는 대목도 사실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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