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특정 세대에 ‘담배 금지법’ 도입
프랑스 등도 담배 없는 세대 위해 박차
‘정책 원조’ 뉴질랜드는 시행 전에 취소
#.2009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영국 아이들은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된다.
#.프랑스는 현재 11유로(약 1만5,500원)인 담배 한 갑의 가격을 2025년부터 1유로씩 올린다.
세계 각국이 강력한 금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국민 건강뿐 아니라 경제적 비용, 환경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그러나 담배 청정국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뉴질랜드는 정권이 바뀌자 흡연 전면 금지 정책을 철회했다.
영국 “2040년, 흡연하는 젊은이 사라진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정부는 “올해 나이가 14세이거나 더 적은 아이들에게 평생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역사적인 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금은 담배 판매 허용 나이가 '18세 이상'인데, 2027년에 '19세 이상'으로 올리고 이후 1년에 1세씩 올려서 담배를 합법적으로 살 수 있는 인구 비율을 줄여 나가겠다는 게 영국 정부의 구상이다.
이렇게 하면 2040년 이후엔 20대와 30대의 담배 구입이 불법이 된다. 영국 암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영국 흡연자의 약 80%가 20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하는 등 젊은 시절의 흡연 습관이 평생 이어지는 경향이 크다. 스코틀랜드, 호주, 홍콩 등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프랑스와 포르투갈도 각각 2032년과 2040년까지 ‘담배 없는 세대’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흡연자의 천국으로 불렸지만 바다, 공원, 숲과 학교 등 공공건물 인근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고 담뱃세도 올리기로 했다. 캐나다는 2035년까지 흡연율을 5%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로 내년부터 담배 개비마다 경고문을 부착해 판매한다.
해악 분명하지만… ‘판매 금지’ 쉽지 않아
각국이 담배에 칼을 빼든 이유는 해악이 분명해서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 사망자는 매년 800만 명에 달하고, 이들의 의료 비용이 담배 관련 세수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매년 약 8,0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꽁초로 인한 환경오염도 심각하다.
담배 구입 자체를 막는 데 대한 반발도 있다. 지난해 뉴질랜드는 2009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사람에게 담배를 판매하는 업체에 최대 9만6,000달러(약 1억2,405만 원)의 벌금을 물리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시행도 전에 백기를 들었다. 이달 27일 출범한 보수 연립정부는 "세금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는 2010년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하려다 유럽연합(EU)의 관련 규정 개정이 우선이라는 반발에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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