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자신들의 이익 위해 생명 마구 다뤄선 안 돼"
대한육견협회 등이 30일 정부세종청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개 식용 금지법 제정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에 개들을 동원한 것을 두고 동물단체들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불법 영역에서 개들을 학대하며 막대한 이익을 추구해 온 것도 모자라 개 식용 종식 국면에서 또 한 번 개들을 정서적, 육체적으로 학대했다"며 "죄 없는 동물을 시위 도구로 '사용'하는 육견협회는 강력히 처벌되고 즉각 해체돼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대한육견협회 등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케이지에 넣은 개 10여 마리를 도로 위에 일렬로 전시했다. 또 용산 대통령실 앞에는 개 100여 마리를 시위에 동원해 방사하려다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카라는 "가엾은 개들은 뜬장에서 꺼내지는 순간 죽음을 직감하고 살고 싶어 저항하다 케이지에 구겨 넣어져 왔을 것"이라며 "물건처럼 도로에 진열돼 '그들을 먹자'는 시위의 도구로 이용되면서 다시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리 집회의 자유가 있다지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생명을 마구 다루고 고통을 주는 행위는 당연히 해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무고한 생명을 학대하며 외치는 그들의 주장에 정당성이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카라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 앞에 동원된 개들은 유기동물로 간주, 구조돼 지방자치단체로 이동했으며, 정부는 개를 유기한 자를 상대로 형사 고발을 준비 중이다. 대통령실 앞에 동원된 개들은 트럭에 나눠 실려 있다 그대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 참석한 최민경 카라 정책팀장은 "서울시 공수의가 나와 학대 여부를 검사하려 했지만 육견협회 측의 거부로 실시하지 못했다"며 "개들은 집회가 이어지는 6시간 이상 좁은 케이지에 구겨진 채 추위에 떨다 돌아가야 했다"고 전했다.
김현지 카라 정책실장은 "이미 집회에 살아있는 개들을 동원하지 못하도록 한 법원 판결이 났다"며 "동물을 동원한 집회를 예고했음에도 경찰이 허가를 내준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한국 HSI)은 이번 집회에 대해 개들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준 것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혐오감만 일으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경 한국 HSI 개식용 반대 캠페인 팀장은 "도심에 개를 풀어 항의하겠다는 육견협회의 공격적인 시위는 개농장주 전체의 의견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개 식용 금지법안을 반대한다 해도 국민 대다수가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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