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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운 겨울…폐경 여성, '골다공증성 골절' 급증

입력
2023.12.0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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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골다공증성 골절 환자의 94.4%가 여성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골다공증 여성은 골절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움직임이 둔해지고 근육·관절이 경직되면서 부상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골절 환자 통계에 따르면 10월에 42만9,125명이었던 환자가 11월엔 44만707명, 12월에는 44만8,969명으로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 여성이라면 골다공증성 골절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골다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19만 명 가운데 94.4%가 여성이었고, 이 중 60대가 전체의 37.5%, 70대가 28.7%였다.

여성 골다공증 환자가 남성보다 월등히 많은 것은 여성호르몬 결핍이 원인이다. 여성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폐경을 겪으면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이것이 골 손실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김태호 부평힘찬병원 원장은 “여성의 경우 폐경을 겪으면서 골 소실이 빠르게 진행되어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높다”며 “골다공증성 골절은 가벼운 충격이나 갑자기 주저앉아 뼈가 부러질 수 있는데 환자 대부분은 골절된 뒤에야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한다”고 했다.

◇척추 골절, 낙상 외에 운동 중 반복적 충격으로도 발생

미끄러져 넘어진 후 ‘엉덩방아 정도니까 괜찮겠지’라고 가볍게 넘길 때가 많다. 하지만 뒤로 넘어졌을 때 엉덩이에 가해지는 충격은 몸무게의 4배 정도이며 척추로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기에 척추 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잘못된 자세로 운동하다가 척추 골절을 입을 때도 있다. 실제로 최근에 잘못된 자세로 트램펄린 운동을 하다가 척추가 손상된 중년 여성들의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손잡이를 잡고 등을 구부정하게 숙인 채 트램펄린 반동만으로 점프하다가 척추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져 골절이 발생한 것이다. 보통 건강한 척추는 외부 충격에 쉽게 부러지지 않지만 골다공증·노화 등으로 골밀도가 낮아지면 작은 충격에도 취약해진다.

특히 골다공성 척추 골절은 겨울철 중·장년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하는데,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진 상태가 아니라 외부 충격에 뼈가 주저앉으면서 깨지거나 으스러지는 형태로 생긴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재채기를 하다가 골절되기도 한다.

골다공성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골절 부위인 등·허리 통증이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심하다. 또 누웠다가 일어날 때, 돌아누웠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고 가슴·아랫배 등 전신으로 퍼져 나가기도 한다.

방치하면 골절이 악화되면서 몸이 앞으로 점점 굽어질 수 있어 재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휴식과 함께 보조기를 착용하고 소염 진통제를 복용해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주저앉거나 일그러져 좁아진 척추뼈 사이에 주사로 뼈 골시멘트를 주입해 단단하게 고정하는 척추성형술로 척추 형태를 복원하는 치료도 시행하고 있다.

◇낙상으로 손목·고관절 골절되면 후유증 위험

미끄러져 넘어질 때 보통 손으로 바닥을 짚게 된다. 이때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충격이 손목에 전해져 골다공증 환자라면 골절이 생기기 쉽다.

손목뼈가 부러지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붓고 손목이 포크 모양처럼 굽기도 한다. 살짝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맞물린 상태라면 큰 고통이 없기에 통증을 그냥 참고 지낼 때가 많다. 하지만 손목이 골절되면 부상 종류에 따라 환자에게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에 조기 치료해야 한다.

고관절(엉덩이관절) 골절도 겨울철 흔히 일어나면서도 위험이 큰 부상이다. 골다공증이 있거나 고령이라면 가볍게 엉덩방아만 찧어도 고관절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고관절은 몸체와 다리를 연결하는 관절로 문제가 생기면 당장 거동에 큰 제약이 생긴다. 특히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되기에 혈전에 의한 뇌졸중이나 폐렴, 욕창 등 합병증이 함께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골절 부위 치유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부러진 부위를 맞추고 고정하는 고정술을 하기도 하지만 관절 일부 혹은 전체를 인공 관절로 치환하는 치료가 보편적이다.

또 척추제 골절로 인한 뼛조각(골편)이 신경을 압박할 때에는 다리 근력 저하, 대소변 장애가 수반되는 마미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힘찬병원 제공

힘찬병원 제공


◇골밀도 정기검사·운동 등으로 뼈 건강 관리

골다공성 골절을 피하려면 골다공증 예방이 우선이다. 골다공증은 완치가 없어 꾸준한 치료와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여성이라면 폐경(완경) 시기부터 정기검사로 골밀도를 확인해야 한다.

이전에 골절 경험이 있거나 가족력 등 골다공증 위험 인자가 있다면 더 빨리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식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평소 우유·치즈·멸치 등 칼슘 함량이 많은 식품과 고등어, 버섯 등 비타민 D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면 좋다.

또 비타민 D 합성을 위해 햇볕을 자주 쬐는 것도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흡연과 과음을 삼가고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 손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줄여야 한다.

김태호 원장은 “골밀도를 높이기 위해 충분한 영양 섭취와 함께 조깅·계단 오르기 등 체중 부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며 “다만 운동할 때 정확한 자세와 기구 사용법 등을 지켜 뼈에 충격이 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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