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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율 40~60%” 패혈증, 사망률 낮출 수 있을까?

입력
2023.12.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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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지난해 10만 명당 13.5명 사망… 국내 11번째 사망 원인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이 패혈증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이 패혈증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패혈증(敗血症)은 감염에 대한 비정상적인 인체 반응으로 주요 장기에 장애가 발생하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피(血)가 썩는(敗) 병(症)’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실제론 피가 썩는 것은 아니고 감염에 의해 면역체계가 뚫린 상태다. 패혈증은 감염이 있으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나이 많거나 어리거나, 임산부나 기저 질환이 있으면 더 위험하다.

패혈증은 높은 사망률과 치사율로 유명하다. 통계청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혈증 사망률은 10만 명당 13.5명으로 11번째로 높았다. 이는 2021년 사망 원인 9위에서 코로나19 대유행 등의 영향으로 2계단 떨어졌지만 사망률은 2021년 10만 명당 12.5명에서 오히려 1.0명 늘어난 수치다. 실제 지난해 국내 패혈증 사망자는 6,928명으로 전년도 6,429명보다 499명(7.8%) 늘었다.

높은 치사율도 문제다. 국가의 의료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20~35%에 달하는 치사율이 보고된다. 패혈증에 저혈당이 동반되는 '패혈증 쇼크(septic shock)'가 발생하면 치사율은 40~60%까지 치솟는다.

김경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패혈증은 빠른 시간에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기에 신속한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자칫 치료가 늦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호흡곤란이나 의식 저하 등 패혈증 징후가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인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 패혈증 쇼크 오면 더 위험

패혈증이 발생하면 38도 이상 고열이나 36도 이하 저체온증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보다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박동도 빨라진다. 피부색이 변하기도 하고 혈압이 점차 떨어지면서 소변량이 줄고 의식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더 진행되면 우리 몸의 여러 장기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장기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또 혈전이 생기면서 장기나 조직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는 경우도 있다.

패혈증 원인은 박테리아·바이러스·진균 등 다양한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다. 폐렴, 요로감염, 복막염, 뇌수막염, 봉와직염, 심내막염 등 모든 신체에서 나타나는 중증 감염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패혈증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대장균, 폐렴균, 녹농균, 진균 등 다양하다.

패혈증을 진단하려면 여러 검사와 임상 증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패혈증이 의심되면 먼저 장기 기능 부전 또는 감염을 시사하는 다양한 증상과 징후를 파악한 후 그에 맞는 다양한 진단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혈액, 소변, 뇌척수액 배양 검사와 함께 감염이 의심되는 부위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김경훈 교수는 “배양 검사를 확인하는 데 2~3일이 필요하기에 그 전에 백혈구 수의 증감과 급성 염증성 물질의 증가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초기 항생제 적절히 투여하면 대부분 완치

치료는 원인이 되는 감염 병소에 대한 치료가 기본이다. 이를 위해 항생제·항진균제 등의 적절한 투여가 필요하다. 항생제 치료 기간은 균 종류, 뇌막염 합병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보통 1~3주가 필요하다. 내성균이 자라면 격리 치료를 할 수도 있다.

패혈증은 초기 항생제를 적절히 투여하고 보전적으로 처치하면 완치될 때가 많다. 그러나 뇌막염까지 나타나면 신경학적 후유증이, 화농성 관절염이 합병되면 관절이나 뼈에 성장 장애가 각각 생길 수 있다.

환자 혈압이나 호흡이 불안정하면 집중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한다. 콩팥이 손상됐다면 혈액투석을,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부전이 오면 인공 호흡기 치료를 각각 시행한다. 환자 혈압과 순환 상태를 고려해 수액 요법이나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경우에 따라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다.

패혈증을 예방하려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상처나 질환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

김경훈 교수는 “패혈증 치료 문제는 감염에 대한 인체의 과도한 또는 억제된, 즉 비정상적인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혈압이 떨어지는 쇼크가 올 수 있고 이 경우 다발성 장기 기능 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패혈증 쇼크가 발생하면 사망률은 더 올라가게 되는데 이때는 수액 치료를 하거나 혈관수축제나 혈압강하제를 투여해 혈압을 적절히 유지시키고 다양한 장기 기능 부전에 대한 보전적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패혈증 치료는 보전적 치료를 통해 환자가 감염으로부터 벗어나고 부적절한 반응이 호전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것으로 좀 더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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