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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포로 만든 '생체 로봇'으로 암을 치료한다고?"...미국서 연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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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포로 만든 '생체 로봇'으로 암을 치료한다고?"...미국서 연구 성공

입력
2023.12.01 17:32
수정
2023.12.01 17:4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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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동 연구진 개발 ‘앤스로봇’
자유롭게 움직이며 상처 메워내
차세대 의료 기술에 접목 ‘기대감’

지난달 30일 미국 터프츠대와 하버드대의 공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발표한 생체로봇 관련 사진. 생체로봇은 신경세포 표면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신경세포층에 난 틈(왼쪽 상단 사진)을 하단 사진처럼 메워냈다.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지난달 30일 미국 터프츠대와 하버드대의 공동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발표한 생체로봇 관련 사진. 생체로봇은 신경세포 표면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신경세포층에 난 틈(왼쪽 상단 사진)을 하단 사진처럼 메워냈다.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 암 환자의 체세포로 만든 생체 로봇이 몸속으로 들어가 암세포를 찾아 암으로 손상된 조직을 복구한다.

#.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에게 주입된 생체 로봇이 혈관을 타고 다니며 지방 찌꺼기를 제거한다.

이 같은 상상이 현실이 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미국 연구팀이 뉴런(신경세포)을 따라 움직이며 손상된 부위를 치료하는 인간 유래 다세포 로봇인 ‘앤스로봇(Anthrobots)’을 개발하면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터프츠대와 하버드대의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터프츠대 연구진은 앞서 미국 버몬트대와의 공동 연구에서 개구리 배아 줄기세포로 만든 ‘제노봇’이란 생체 로봇의 자가 치유 능력을 확인한 바 있다. 당시 “양서류의 특징 때문에 성공한 것”이라고 회의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의 세포를 이용한 생체 로봇이 성공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터프츠대·하버드대 연구진은 익명의 성인 기증자로부터 얻은 털 형태의 돌기(섬모)가 있는 체세포를 이용해 앤스로봇을 제작했다. 앤스로봇은 배양 접시에서 섬모운동을 통해 수영하듯 움직이면서 스스로 뭉쳐서 새로운 세포 덩어리를 만들었다. 세포 덩어리의 크기는 30~5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로, 모양이 저마다 달랐다.

생명체처럼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앤스로봇은 뉴런을 따라 이동하다가 세포층에 생긴 틈을 발견하면 성장을 촉진해 조직을 완벽에 가깝게 복구했다. 어떤 원리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연구진은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생체 로봇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척수·망막신경의 손상을 복구하고, 동맥의 플라크를 제거하고, 표적 조직에 약물을 전달하는 데 쓰이거나 개인별 맞춤형 약물 개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앤스로봇은 체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유전자 변이 위험도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마이클 레빈 터프츠대 생물학과 교수는 CNN에 “앤스로봇은 자연적인 수명이 있어서 몇 주 만에 분해돼 몸속에서 사라진다”면서 안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 몸의 세포가 가진 모든 능력을 알지 못한다”면서 앤스로봇의 발전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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