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회원국 전체의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최소 11테라와트(TW)까지 확대하겠다는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국제 서약에 동참했다. 또 2030년까지 전 세계의 연간 에너지 효율성 향상 속도를 연간 4%로 두 배 늘리기로 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산정한 2022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이 3.7TW였던 것을 고려하면 향후 7년간 200여 회원국들은 3배가량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늘려야 한다. 전 세계 목표만 제시된 것이고 회원국별 목표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경제 규모나 화석연료 발전 비중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은 3배 이상 적극적 목표 설정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원전 비중을 늘리는 것만큼 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이려던 정부의 에너지 믹스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1월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은 26.3기가와트(GW)이며 2030년에는 72.7GW에 그친다. 3배 목표치인 78.9GW를 달성하려면 12조4,000억 원가량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를 달성하려면 발전설비 증설뿐 아니라 전력시장 개편과 양방향 전력망 구축 등 전반적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화석연료 발전, 원전 위주인 현재 전력 산업은 치솟는 송전비용과 송·배전 시설에 대한 인근 주민의 불만 고조 등으로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재생에너지는 500메가와트(㎿) 이하 소규모 분산 발전과 단거리 송전에 적합해, 현재 한계에 도달한 중앙집중식 전력망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정부도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 제정에 맞춰 각 지방자치단체가 재생에너지 발전과 송전망을 갖출 수 있도록 내년 하반기부터 하위법령을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화석연료 발전에 유리한 현 전력시장 개선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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