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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 된 오픈AI, 1년 새 몸값만 112조 원 폭등…기대와 우려는

입력
2023.12.02 14:00
수정
2024.03.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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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챗GPT’, 상상을 현실로
무궁무진한 확장성에 경쟁도 치열
판치는 가짜뉴스 부작용에 ‘규제’ 목소리도
[아로마스픽(70)] 11.27~12.1

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반도체(Semiconductor), 보안(Security)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연합뉴스

‘290억 달러→860억 달러(한화 약 111조7,000억 원).’

수직 상승세다. 올해 초, 미국 투자업계가 주목했던 한 스타트업의 급등세가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재산정된 기업 가치다. 각 산업 분야와 접목되면서 창출된 기대 이상의 결과물 또한 고려된 계산인 듯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챗GPT’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광풍을 몰고 온 미국 스타트업 오픈AI에 대한 1년 평가다. 챗GPT는 이미 1990년대 나왔던 인터넷이나 2000년대 소개된 아이폰도 능가한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챗GPT로 지구촌을 강타한 오픈AI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챗GPT가 특히 사회 각 분야의 주요 이슈 중심에 배치되면서 생성형 AI도 다가올 인류 미래의 게임체인저로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선보인 챗GPT는 출시 초반부터 질주했다. 당장 출시 2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확보한 1억 명의 이용자 수로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켰다. 방대한 최신 데이터 학습량을 기반으로 한 챗GPT의 실시간 이용자 맞춤형 답변이 이전까진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면서다. 내로라한 글로벌 기업들이 ‘묻지마 투자’와 더불어 생성형 AI 시장 경쟁에 속속 참여하고 나선 까닭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파생된 부작용도 적지 않다. 저작권 남용에서부터 개인정보유출과 인터넷 해킹 등을 포함해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경우 또한 속출했다. 이 가운데 쏟아진 가짜뉴스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생성형 AI에 대한 규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고인의 목소리와 얼굴 표정까지 살려내

지난달 2일, 유니버설뮤직 음반사는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로 유명한 비틀스의 마지막 신곡 ‘나우 앤드 덴’을 공개했다. 이 곡은 비틀스의 모든 멤버가 참여한 마지막 작품으로, 보컬로 활동했던 존 레넌의 익숙한 음성도 포함됐다. 그의 사망 3년 전인 1977년, 시범용으로 녹음했던 데모 테이프에서 AI를 이용해 목소리만 추출한 결과다. 덕분에 30대에서 멈춘 존 레넌의 목소리와 80대의 폴 매카트니 목소리로 어우러진 이 음반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생성형 AI의 마력은 이전까진 불가능했던 난제들을 가능한 문제로 탈바꿈시키는 데 있다. 신속성에 정확성까지 겸비한 데다, 저비용으로 무장되면서 효능감도 배가됐다. 생성형 AI가 일반 대중에게 빠르게 흡수된 배경이다. 무엇보다 확장성이 매력적이다. 문화 및 예술에서부터 복지와 의료, 모빌리티, 교육, 법률, 금융, 과학, 자율주행, 스포츠 분야 등으로 접목이 수월하다. 생성형 AI 미술 작품의 국제 공모전 수상 소식이나 법원 판결문 작성에 AI가 도우미로 나서고 초등학교 영어 수업에 ‘AI 로봇’이 도입될 것이란 얘기가 일상처럼 들려온 이유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삶을 바꾸는 초개인화된 서비스의 실현 가능성을 비용효율성까지 겸비하면서 현실로 만들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 클라우드 컴퓨팅 콘퍼런스인 ‘AWS 리인벤트’를 열어 기업고객용 AI 챗봇 ‘큐(Q)’를 선보이고 생성형 AI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 클라우드 컴퓨팅 콘퍼런스인 ‘AWS 리인벤트’를 열어 기업고객용 AI 챗봇 ‘큐(Q)’를 선보이고 생성형 AI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샌프란시스코 AP=연합뉴스


생성형 AI 시장은 이미 전쟁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성형 AI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으로 치열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 클라우드 컴퓨팅 콘퍼런스인 ‘AWS 리인벤트’를 열고 기업고객용 AI 챗봇 ‘큐(Q)’를 선보였다. 회사 측은 큐에 대해 “직원들의 주요 업무인 문서 요약에 용이하고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과 같은 채팅 응용소프트웨어(앱)로 대화하면서 생산성까지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큐의 연간 이용료는 1인당 20달러로 책정될 전망이다.

생성형 AI 시장 개척자인 오픈AI도 분주하다. 오픈AI는 최근 벌어졌던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지난달 22일 대화형 챗봇인 ‘챗GPT 음성 인식 무료 서비스’를 공개했다. 지난달 17일 이사회로부터 갑작스럽게 해임됐지만 5일 만에 쿠데타를 진압하고 나온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복귀작인 셈이다. 오픈AI는 앞선 지난달 6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개발자 회의를 개최, 최신 AI 모델인 'GPT-4 터보'를 선보였다. 이 모델은 2023년 4월까지 정보를 업데이트, 2022년 1월 기준으로 답변했던 ‘GPT-4’ 버전보다 최신 답변을 제공한다. GPT-4 터보는 또 이전 버전에선 약 3,000단어 이내에서만 가능했던 정보량 입력 범위를 최대 300페이지까지 확 늘렸다.

생성형 AI 시장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뛰어들었다. 그가 AI 스타트업으로 출범시킨 xAI에선 지난달 4일 생성형 AI 챗봇인 ‘그록(Grok)’을 공개했다. 그록은 객관적인 정보 전달에 치중했던 경쟁사의 생성형 AI와 달리 직설적이고 극단적인 화법으로 설계됐다. xAI 측은 “약간의 재치로 질문에 대답하도록 설계됐으며 반항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 "유머를 싫어 한다면 사용하지 마라"라고 전했다.

지난 3월,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현 엑스) 등에 유통된 이 사진은 생성형 AI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트위터 캡처

지난 3월,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전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현 엑스) 등에 유통된 이 사진은 생성형 AI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트위터 캡처


악용 사례도 속출…무분별한 가짜뉴스도 양산

다만, 생성형 AI의 오남용 사례는 풀어야 할 숙제다. 갈수록 늘어나는 AI발(發) 가짜뉴스는 아킬레스건이다. 정치권도 예외없이 얼룩지고 있다. 지난 3월엔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되는 사진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 등에 유통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해당 사진들은 모두 생성형 AI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내년 재선에 성공할 경우 경제 악화와 범죄율 상승, 국경정책 후퇴 등이 야기될 것이란 주제로 유튜브에서 공유됐던 32초 분량의 동영상 또한 생성형 AI의 가짜 이미지로 구성됐다. 미국 현지에선 이미 생성형 AI에 기반된 가짜뉴스가 내년 대선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특정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 부위에 목소리까지 합친 ‘딥페이크’ 가짜 편집물 유통도 초상권을 훼손하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영화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할리우드에서 돌입한 대규모 파업 사태 또한 AI 기반의 딥페이크가 빌미를 제공했다.

이 밖에 사이버범죄인 보이스피싱이나 해킹, 보안 등에도 악용되면서 AI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AI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 각국에서 AI에 대한 장려 정책보단 규제와 관련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생성형 AI의 완전한 대중화도 결국 부작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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