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피해 인정
“민간인 피해 감소 노력하나, 전쟁의 일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대원 1명당 민간인 2명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전쟁 수행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엄청나게 희생된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10월 7일 개전 후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1만5,900명이 죽었고, 사망자의 70%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힌 상태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가 브리핑에서 ‘하마스 대원 사망자는 약 5,000명’이라는 언론 보도를 두고 “대략 맞는 수치”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망자는 그 두 배인 1만 명가량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통신에 따르면, 해당 당국자는 이어 “2대 1이라는 비율이 나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라면서도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때문에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하게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이스라엘 다른 당국자는 “(2대 1 비율이) 훨씬 낮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민간인 희생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당국자는 “우리는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전쟁의 결과 중 일부”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1,200명이 사망하고 240여 명이 인질로 끌려가자, 가자지구에서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잡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장악했고, 일시 휴전 종료 이후엔 남부로도 전선을 넓혔다. 가자지구 230만 명 중 대부분은 피란민이 됐다.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갈수록 커지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는 민간인 사상을 줄이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 이동을 추적하고 대피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휴대전화 등 신호와 항공 정찰, 소식통 정보를 기반으로 한 첨단 지도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가자) 남부에서는 인구가 (북부의) 두 배이기에 작전이 훨씬 더 정밀하다”며 “(대피를 위한) 노력에 훨씬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가자지구 곳곳에서 통신과 전력이 차단된 만큼, 이스라엘이 내린 대피령의 효용성이 얼마나 될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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