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고급 ②고부가가치 ③전기차 수출 호조
현대차 300억 불·기아 200억 불 '수출의 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3년 만에 '수출 왕'에 올랐다. 2022년부터 수출 대박을 이어 온 현대차와 기아가 한국무역협회의 집계 기준 기간인 지난해 7월 1일~올해 6월 30일 각각 300억 달러, 200억 달러 수출을 내 우리나라 수출 1, 2위를 꿰차면서다. 반도체와 전자기기 등 주력 수출 상품들이 고전하는 사이 정 회장 취임 뒤 힘을 쏟은 ①고급화 ②고부가가치 차종 확대 ③전기차 공급 속도전이 통한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각각 300억 불, 200억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는 올해 수출의 탑을 받은 1,700여 기업 중 가장 높은 두 자리를 싹쓸이한 것. 단일 법인이 일정 기간 동안 달성한 수출 실적이 신기록을 경신할 때 받는 수출의 탑을 두 회사가 수상한 건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00억 불, 150억 불 기록을 세운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정의선 회장, 취임 3년여 만에 '수출 왕'
현대차는 무역협회가 집계한 기간 동안 총 310억 달러어치 제품을 해외에 팔았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239억 달러) 대비 29.6% 높아진 수치다. 기아는 235억 달러로 전년 동기(180억 달러) 대비 30.7% 높아진 기록이다. 이는 지정학적 위기와 보호 무역의 심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내 경쟁 심화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거둔 쾌거라는 평가다.
현대차·기아는 역대 최대 수출 실적 경신 배경으로 ①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판매 개선 ②경쟁력 있는 전기차 모델 출시 ③글로벌 판매 확대 노력 등을 꼽는다. 특히 현대차의 고급화 브랜드로 꼽히는 제네시스가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끈 데다 대표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꼽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비중도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실제 2017년만 해도 현대차의 제네시스와 SUV 수출 비중은 38.4%였으나, 지난해에는 65.7%를 기록하며 27.3%포인트 상승했다. 기아도 레저용 차량(RV) 비중이 같은 기간 56.3%에서 71.3%로 15%포인트 올랐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량을 꾸준히 늘려 온 결과라는 게 현대차·기아 설명이다.
"2030년까지 전기차 31종 라인업 구축"
정 회장이 공을 들인 전동화를 통한 전기차 수출 실적도 눈에 띄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적용한 모델들(아이오닉5, EV6 등)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수출 증대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수출도 2020년 11만9,569대에서 2022년 21만8,241대로 두 배 가깝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전동화 전환에 따른 글로벌 전기차 수요 대응을 위해 역량을 모아 수출 대박 행진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달 울산공장 내에 연간 20만 대 생산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나섰고 기아는 4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15만 대 규모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을 착공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2030년까지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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