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 전부 분양가 10억 넘어
인근 분양 단지보다 대폭 높게 책정
분양가상한제 송파 아파트가 더 싸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고공 행진 중이다. 급기야 중소형 아파트로 여겨지는 전용면적 59㎡ 아파트 분양가도 속속 10억 원을 넘기고 있다. 고분양가에도 청약 인파가 몰리며 흥행하자 시행사들이 더 과감히 분양가를 올리는 추세다.
자고 나면 뛰는 분양가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1순위 청약을 받는 아파트 3곳의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격이 모두 10억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에서 최근 분양한 아파트보다 대폭 뛴 게 특징이다.
성동구 용답동 재개발 아파트인 '청계리버뷰자이' 전용 59㎡(359가구·총 797가구)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10억4,420만 원이다. 저층부는 9억 후반대지만 10층부터 모두 10억 원(각종 옵션 가격 제외)이 넘는다. 8월 바로 옆에서 분양한 청계SK뷰의 같은 면적 분양가(9억6,990만 원)보다 7,000만 원 넘게 뛴 가격이다. 오히려 인근 지역 대장주 아파트인 래미안 위브(2014년 10월 입주) 전용 59㎡(9월 10억5,000만 원에 실거래) 가격과 비슷하다. 시세보다 분양가를 낮추는 이른바 '안전 마진'과도 거리를 뒀다. 고분양가에도 흥행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마포구 아현동 재개발 아파트인 '마포 푸르지오 어반피스' 전용 59㎡ 분양가는 11억4,330만 원으로 확정됐다. 1년 전 근처에서 분양한 마포 더 클래시의 같은 면적 분양가(10억5,000만 원)보다 9,000만 원 더 비싸다. 강서구 발산동에 짓는 삼익더랩소디는 소형 아파트인 전용 44㎡ 분양가를 10억5,000만~11억 원 선으로 책정했다. 개발이 한창인 마곡지구 내 지하철 5호선 발산역 초역세권에 들어서는 장점이 있지만 소형 아파트 치고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뒷말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쏟아지고 있다.
강남 아파트가 더 싼 이유
올해 분양가는 특히 서울과 경기 주요 입지에서 급등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초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 대거 해제된 덕분에 분양가 책정이 자유로워지자 시행사들이 원자잿값 상승 등을 빌미로 분양가를 대폭 높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서울 강남 3구에 들어서는 분양 단지가 더 저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송파구 문정동에 짓는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은 2년 만에 나온 강남 3구 분양 단지인데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전용 59㎡ 분양가격이 8억8,000만 원 선이었다. 이달 분양한 단지보다 최대 2억 원 가까이 싸다.
업계에선 고분양가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한 분양대행사 임원은 "서울은 대부분 재개발 아파트인데 공사 지연 등으로 이미 공사비가 더 높아져 조합도 분양가를 무조건 높이려 한다"며 "분양가 규제도 없는 만큼 굳이 낮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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