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정부 이후 이스라엘인 첫 제재
이스라엘도 "극단주의 비난한다" 동조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거주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폭력을 행사한 일부 이스라엘인에 대해 입국 금지 방침을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 역시 “(정부 군·보안당국 외) 다른 누구도 폭력을 행사할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서안지구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개인에 대한 새로운 비자 제한 조치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서안지구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은 영토로, 이후 그곳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국제사회가 중재에 나서 1993년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자치를 승인하는 내용의 오슬로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이 협정에 반발한 일부 이스라엘인들은 서안지구에 ‘정착촌’을 짓고 불법적으로 거주하며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과 갈등을 빚었다. 특히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정착민에 의한 폭력 사태가 점점 커졌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스라엘 정착민의 폭력에 책임을 물 것을 촉구했다.
이날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서안지구 정착민에 대한 비자 금지 조치가 이날 중 시행되리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번 제재가 적용되는 이스라엘 정착민이 수십 명에 이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는 빌 클린턴 행정부(1993~2001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비자 제재 방침이 발표된 후 이스라엘도 정착민 비판에 동참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슬프게도 우리가 비난해야만 하는 극단주의자들의 폭력이 발생했다”며 “법치국가인 이스라엘에서는 정부가 허용한 이들에게만 무력을 사용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이스라엘방위군(IDF)과 경찰, 정보기관 신베트 등”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른 누구도 폭력을 행사할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에 대한 공세 중단이야말로 불법적인 것”이라며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어나갈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IDF는 서안지구에도 공습을 가하는 등 군사 행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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