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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티핑포인트 현실 됐다... 산호초·영구동토층 붕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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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티핑포인트 현실 됐다... 산호초·영구동토층 붕괴 위기

입력
2023.12.07 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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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엑서터대 '글로벌 티핑포인트' 보고서
산호초·육상빙하·영구동토층 등 임계점 코앞
'탈 화석연료' 등 강력한 기후 거버넌스 촉구

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 중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기후활동가들이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응급처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AP

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 중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기후활동가들이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응급처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AP

“기후 티핑포인트는 흔히 ‘영향력은 높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 사건’으로 여겨졌지만, 이미 일부는 ‘영향력은 물론 가능성까지 높은 사건’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티모시 렌턴 영국 엑서터대 지구시스템연구소 교수)

꺾일 줄 모르는 지구온난화로 지구생태계의 주요 영역이 붕괴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됐다. 엑서터대 지구시스템연구소는 6일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진행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티핑포인트 2023’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구생태계의 티핑포인트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보고서다.

티핑포인트는 임계점 또는 변곡점으로 번역된다. 지구온난화로 생태계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지점을 말한다. 문제는 특정 생태계가 임계점을 넘어 붕괴되기 시작하면 기후 선순환이 깨져 기후변화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지점이라도 티핑포인트를 넘겨선 안 된다는 얘기다.

전망은 밝지 않다. 연구진은 지구상의 25개 주요 생태 지점에 대한 티핑포인트를 조사했다. 그 결과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2도 정도인 현재 이미 5개 지점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산호초 △그린란드 빙하 △서남극 빙하 △영구동토층 △아한대환류 등이다.

전 세계 생태 티핑포인트 지점과 붕괴에 임박한 주요 지점. '글로벌 티핑포인트 2023' 보고서 캡처

전 세계 생태 티핑포인트 지점과 붕괴에 임박한 주요 지점. '글로벌 티핑포인트 2023' 보고서 캡처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수온상승과 오염 그리고 해양 산성화가 반복되면서 이미 약 1,000㎞를 넘는 산호초 군락이 백화현상을 겪었다. 백화현상은 산호가 급격히 죽어갈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바다사막화라고도 부른다. 지구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경우 지구상 산호초는 70~90%가 사라질 전망이다. 문제는 광합성을 통해 해양에 산소를 공급하던 산호초가 사라지면서 수온상승 등 지구온난화를 가속한다는 것이다.

빙하와 영구동토층의 티핑포인트도 기후변화를 부추기긴 마찬가지다. 연구진은 그린란드·서남극 빙하 등 육상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고 봤는데, 이로 인해 이번 세기말 평균 해수면은 10m가 상승할 것으로 봤다. 다른 빙하까지 합하면 상승 잠재력은 50m가 넘는다. 이는 기후시스템 균형을 깨뜨려 급격한 강수량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수온상승으로 죽은 산호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은 '바다사막화'라고도 불린다. 게티이미지뱅크

수온상승으로 죽은 산호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은 '바다사막화'라고도 불린다. 게티이미지뱅크

러시아, 캐나다 등에 있는 영구동토층의 티핑포인트 붕괴도 큰 위협이다. 지난 40년간 영구동토층 인근 기온은 다른 곳보다 3~4배 빠르게 상승했는데, 이로 인해 동토에 저장됐던 메탄이나 이산화탄소가 다량 분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지점이 무너지면 그 영향이 아마존 산림이나 열대우림 등으로 순식간에 번질 거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기자회견을 통해 “화석연료 퇴출, 재생에너지 확대 및 전기차 보급 등 기후대응에 긍정적인 티핑포인트를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며 기후총회 참석 국가들의 적극적인 거버넌스를 거듭 강조했다. ‘지구 위험 한계선’ 개념을 처음 제시한 요한 록스트림 스톡홀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1.5도 상승을 뛰어넘는 ‘오버슈트’는 불가피하지만 이를 최소한의 수준이 되도록 대응해 단 한 시스템이라도 임계점을 넘지 않도록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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