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1인 가구 인식 변화에 기여
저출산 원인 누명 어쩌나
최근 한 국회의원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예능 '나 혼자 산다'를 지목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나 혼자 산다'과 저출산의 관계성을 따지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 혼자 산다'와 불륜, 사생아, 가정파괴 드라마가 저출산의 원인"이라면서 방송사 프로그램 편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던졌다. 따뜻한 가족 드라마가 아닌 갈등을 빚는 이들의 이야기가 주로 콘텐츠화되면서 대중의 인식이 '저출산'을 지향하는 것으로 무게가 쏠렸다는 맥락이다.
그러나 즉각 반박이 쏟아졌다. 1인 가구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꾸준히 증가율을 보였고 '나 혼자 산다'는 이러한 시대를 반영한 예능이다. 최근 진행된 MBC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현무는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전현무는 "방영 초창기에는 혼자 사는 사람을 불쌍하게 바라보는 정서가 강했다면 지금은 혼자 당당히 잘 사는 모습을 응원해 준다는 점이 가장 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변에서 '결혼하라'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게 된 점이 가장 달라진 세태라고 강조, 현시점의 풍토를 짚었다. 1인 가구로 살고 있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동정과 결혼의 압박을 받았는지 체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살고 있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꾸밈없이 보여주면서 방송사 대표 예능으로 자리를 잡았고 10년 내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이들이 집에서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지켜보는 관찰자의 시선이 주가 된다. 단순히 먹고 자는 것 외에 자기 계발에 힘을 쓰거나 누군가와 소통하고 스스로를 위한 선물을 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명장면으로 남았다. 최근 기안84가 마라톤을 도전하는 과정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뜨겁게 회자됐다.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누군가의 동정을 받을 일이 아닌 응원받아야 하는 일이라는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공감이 모였다.
'나 혼자 산다'는 다양한 라인업을 꾸리는 편인데 톱스타의 출연이 반드시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룹 트와이스 멤버 지효가 집에서 '혼술'을 하거나 김대호 아나운서가 약수를 마시기 위해 등산을 하는 등 여느 젊은이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이야기들이 더 크게 각광받았다.
'나 혼자 산다'와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는 한 선상에 나란히 둘 수 없다. 대표적인 예시로 이시언이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도 연애와 결혼에 골인했다. 또 이장우와 코드 쿤스트는 현재 열애 중이다. 따라서 '나'를 위해서 열심히 사는 스타들의 일상 관찰은 저출산과 전혀 관계가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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