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이용 "정권마다 체육 정책 바뀌면 안 돼… 현장 목소리 담아 30년 계획 세워야"

입력
2023.12.11 04:00
6면
0 0

<여당 '체육통' 이용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여기저기 휘둘리면 백년대계 세울 수 없어"
단기 목표 달성 치중하면서 곳곳서 붕괴 조짐
"체육 활동이 입시 걸림돌로 인식되지 않아야"
"큰 시설보다 지역 맞춤형 체육 인프라 필요"

편집자주

한국 스포츠, 어떻게 기억하나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크게 도약한 우리 스포츠는 국민들에게 힘과 위로를 줬습니다. 하지만 저력의 K스포츠가 위기에 섰습니다. 프로 리그가 있는 종목조차 선수가 없어 존망을 걱정합니다. 반면 라이벌 일본은 호성적을 거두며 멀찍이 달아났습니다. 희비가 엇갈린 양국 스포츠 현실을 취재해 재도약의 해법을 찾아봤습니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때 지원책이 많이 나왔는데 그 이후엔 뚝 끊겼잖아요. 여기저기 휘둘리지 말고 30년 앞을 내다본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체육 현장의 현실을 설명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역대 정부의 체육 정책이 단기 목표 달성에 치우치면서 기초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한탄이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직후 멈춰버린 동계 스포츠 육성 전략을 꼬집으며 "스포츠 정책이 이래선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평창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지낸 여당 내 대표적인 '체육통'으로 꼽힌다. 그는 본보가 'K스포츠의 추락, J스포츠의 비상' 기획보도를 통해 제안한 '흔들리지 않는 스포츠 백년대계'에 적극 동의했다.

"수십 년 내다본 장기 플랜 준비해야"

2018년 10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당시 대표팀 총감독을 맡고 있던 이용(오른쪽) 의원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10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당시 대표팀 총감독을 맡고 있던 이용(오른쪽) 의원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스포츠가 곳곳에서 붕괴 조짐을 보인다. 스포츠 강국 한국이 흔들리는 이유는 뭘까.

"역대 정부들은 모두 눈앞의 성과에만 집중하는 '단기 스포츠 플랜'을 내놨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수많은 법안을 만들어 대회 자체는 성공시켰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동계 스포츠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평창올림픽에서 그냥 끝난 거다. 기껏 지어 놓은 체육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도 못하고 있다. 수십 년을 내다보는 장기 플랜이 필요하다."

-장기 플랜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무엇인가.

"체육 현장과 체육인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는 게 중요하다. 체육 정책이 정권마다 바뀐 이유는 현장 목소리가 들어갈 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체육을 경험한 사람들이 미래 전략도 가장 잘 세울 수 있기에, 체육인들의 정치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바람직하다. 재정적 뒷받침도 중요하다. 단순히 정부 지원을 늘리기보다는 종목별 단체들이 스스로 수익을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예컨대 대형 경기장의 경우 스포츠 경기가 없는 날에는 문화예술공연으로 수익을 내야 한다. 재정 자립이 이뤄져야 수준 높은 지도자 육성과 유소년 전략 수립 등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유소년 체육 늘리고 지역특화 시설 늘리자"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K스포츠 재도약을 위한 해법을 설명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K스포츠 재도약을 위한 해법을 설명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이 의원은 본보가 'K스포츠의 추락, J스포츠의 비상' 기획 보도에서 제시했던 유소년 체육 저변 확대와 스포츠 인프라 구축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다소 늦은 나이인 고교 2학년 때 썰매 종목인 루지에 입문했지만, 이전에 씨름과 레슬링 선수로 활동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가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과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국가대표로 뛸 수 있었던 것은 어릴 때부터 몸에 익힌 체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대표 사례로 꼽힌다.

-K스포츠 재도약을 위한 장기 계획에는 어떤 것들을 담아야 하나.

"우선 스포츠의 밑바탕인 참여 인구를 늘려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여러 차례 '누구나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의 스포츠 참여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입시에 체육 활동을 반영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대학 진학 과정에서 체육활동이 걸림돌처럼 여겨지지 않아야 스포츠 참여를 막아온 장벽을 허물 수 있다. 다만 사교육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대응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체육 시설이나 인프라 확충도 장기 과제로 꼽힌다.

"단순히 규모가 큰 시설을 짓는 것보다는 지역 맞춤형 스포츠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핵심 공약으로 삼아도 좋은 주제다. 보여주기식 시설이 아니라 주민들이 진짜 원하는 시설, 실제로 이용 가능한 시설을 짓기 위한 의견 수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어르신이 많은 지역에는 스트레칭이나 에어로빅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

송주용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