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사 통해 尹대북정책 비판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시켜왔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추진하면서 남북 대화에 기반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면 부인하자, 이에 대한 반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책 '핵의 변곡점'을 추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은 외교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억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변곡점마다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상황을 악화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 반대자들의 주장과 달리 외교와 대화가 북한에게 핵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에게 뼈아팠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실패 이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짐작을 넘어 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핵 문제의 원인으로 '합의 파기, 대화 중단, 지나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을 꼽으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파기 주장이 제기되다, 지난달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일부 효력이 정지됐다. 이에 북한이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면서, 9·19 남북군사합의는 사실상 파기된 상태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파탄 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착잡하기 짝이 없다"며 진정성 있는 대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주장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남북 간의 군사 충돌을 막는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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