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재판 불만 품은 듯
4시간 인질극 끝에 투신
경찰, 영장신청 방침
11일 경남 사천시에서 20대 남성 A씨가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인질극을 벌인 현장에 에어매트가 설치돼 있는 가운데 소방과 경찰이 피해 여성을 휠체어로 이송하고 있다. 사천=뉴스1
경남 사천시 한 아파트에서 흉기를 든 채 30대 여성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던 20대 남성이 투신했다. 이 남성은 스토킹과 관련된 소송에 불만을 품고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부터 경찰과 대치하고 있던 20대 남성 A씨가 오후 6시쯤 아파트 6층과 7층 사이 계단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A씨는 투신 당시 아파트 3층 높이의 외벽 구조물에 1차로 부딪힌 뒤 화단에 설치된 안전매트에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허리를 심하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피해 여성은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두 사람은 직장 동료 사이로 A씨는 지난해 9월 “약 1개월 간 전화와 문자로 스토킹한다”는 피해 여성의 고소에 따라 같은해 9~11월 2개월 간 100m 접근금지 및 통신이용 접근 이용금지 등 잠정조치 결정을 받았다. 다만, 피해 여성이 신변보호 조치의 하나인 스마트워치 착용을 원치 않아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한 달간 112 시스템 등록, 맞춤형 순찰 등 안전조치를 실시했다. 이후 피해자가 안전조치 연장을 원하지 않아 종료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A씨는 6월 법원으로부터 약식명령(벌금)을 받았으나 한 달 뒤 정식재판을 청구해 현재 재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스토킹 범죄의 가피해자 분리가 제대로 안 된 것에 대한 비판이 또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A씨는 피해자를 인질로 잡고 아파트 건물 6층과 7층 사이 계단에서 경찰과 4시간여 동안 대치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위기협상팀을 활용해 대응에 나섰다. 소방당국도 추락 등에 대비해 건물 아래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경찰은 "A씨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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