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12세 장모 치와와를 기르고 있습니다. 평소 아픈 곳 없이 건강했는데요. 최근 침대에서 놀다가 갑자기 '깨갱' 비명을 지르며 한쪽 앞다리를 든 일이 있었습니다. 몸집이 작다 보니 두꺼운 이불에 다리가 걸린 건지, 갑자기 앞다리를 들고 땅에 딛지 못하더라고요. 그런데 5분 정도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걸어 다녔습니다. 이렇게 비명을 지르고 앞다리를 들었다가, 다시 회복한 적이 2~3번 있어요. 처음엔 놀라서 병원을 가야 하나 했는데, 산책도 잘하고 특별히 불편해하지 않아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종종 이런 일이 생기니, 제대로 검사를 받아야 하나 싶어요. 당장 다친 건 아니어도 어깨나 손목 등의 관절이 안 좋은 걸까요? 관리법 좀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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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경기도 최초 피어프리 인증 동물병원 원장이자 반려인인 신성우 수의사입니다. 말 못 하는 강아지가 갑자기 깨갱거리거나 앞다리를 절기 시작하면, 적절한 대처 방법도 모르고 걱정되실 텐데요. 강아지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괜찮니?" 하면서 만지려고 하면 강아지는 오히려 "으르렁" 대면서 싫어하고 만지지도 못하게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어 보호자분이 많이 답답하실 것 같은데요. 강아지 앞다리 파행(절뚝임) 원인 및 대처방안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강아지 앞다리 파행(절뚝임)의 이유
1. 우리 팔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강아지 앞다리는 사람의 팔과 같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강아지는 앞다리로 바닥을 짚어야 하는 것인데요. 때문에 사람과 같은 원인으로 팔이 아프더라도 강아지에게서 더 심하게 아픈 티가 나는 것입니다.
강아지의 앞다리는 어깨뼈부터 상완골, 요골, 척골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과 똑같이 손목, 팔꿈치, 어깨 관절 등도 존재하죠. 사람은 손바닥에 상처가 나거나, 가시 같은 이물이 박히면 손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지만, 팔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앞다리를 디뎌 몸을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손이나 팔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앞다리를 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봄부터 가을에는 강아지의 발가락 사이에 풀씨가 박혀서 파행(절뚝임)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병원 가기 전에 집에서 강아지 앞다리의 발목 관절, 팔꿈치, 어깨 관절을 만져보며 어디가 문제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디스크 문제
강아지도 사람처럼 디스크 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디스크는 특히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은 닥스훈트 품종 등에서 흔히 나타나는데요. 디스크가 생기면 뒷다리 마비가 나타날 수 있지만, 앞다리에도 경직, 마비, 파행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과도한 운동 혹은 오랫동안 무리해서 산책했을 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증상을 보이면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먹는 약, 재활 및 레이저 치료 등을 받으면서 관리해야 합니다. 또 최대한 운동을 자제시켜 회복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3. 관절염
나이가 많은 노령견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관절염이 심해지면 걸을 때마다 통증이 생겨 사연 속 강아지처럼 앞다리를 절뚝거릴 수 있어요.
4. 습관
아픈 곳이 없어도, 앞다리를 잠시 들고 있는 게 습관인 강아지도 있습니다. 만졌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고, 종종 앞다리를 드는 증상만 보인다면 그 자세가 익숙해서 자기도 모르게 앞다리를 드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5. 염좌(힘줄, 인대 손상)
소위 "발을 삐었다, 접질렸다"라고 말하는 염좌는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운동으로 힘줄 등의 근막이나 인대가 상한 것입니다. 가볍고 일시적인 증상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면 2~3일 내로 괜찮아질 것입니다.
강아지 앞다리 파행 관리방법
나이가 적지 않은 강아지가 계속적인 앞다리 파행을 보인다면, 강아지의 체형부터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식욕은 좋지만 나이가 들면서 운동량이 줄어 살이 찌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 강아지 7kg에요"라고 했을 때 품종이 치와와나 소형견 종이라면 비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이 강아지가 대형 품종의 리트리버라면 엄청나게 마른 거죠. 이처럼 강아지의 비만도는 몸무게 위주로 보기보단 체형으로 보셔야 합니다. 따라서 적정 체중을 유지시키길 바랍니다.
또 사연 속 강아지는 12세로, 예전과 달리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가벼운 운동을 짧게 자주 시켜주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통증 및 관절염 예방을 위해 관절 영양제를 보충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반려동물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움직이고 도와줘야 하는데요. 사연 속 강아지가 부디 근본적인 통증을 없애고 편하게 지내길 바라며, 보호자분이 앞다리 파행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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