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관객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
부산대·부경대 교내에 대자보 붙어
"독재의 역사 잊지 말자" "봄 오길"
전두환 군부 세력이 일으킨 12·12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에 빗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부산의 대학가에 붙었다.
12·12군사반란 44주년이었던 12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교내 게시판에는 '아직 오지 않은 '봄'을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게재됐다. 행정학과 4학년이라고 밝힌 오모씨는 대자보에서 "영화 '서울의 봄'을 보며 분노와 슬픔, 답답함 등 여러 감정이 들었다"면서 "신군부라는 자들이 하나회라는 사조직을 동원해 권력을 찬탈하려는 그 권력욕에 분노스러웠다. 이런 자들이 청와대는 물론이고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차지했다는 것이 얼마나 치욕스러운 역사냐"고 적었다.
오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을 비교했다. 그는 "군사 독재를 한 전두환, 그리고 검찰 독재를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국민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권력을 위하는 모습이 닮아있다. 자신에게 반대하는 목소리는 탄압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법은 전부 거부하는 모습이 독재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독재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것이 영화의 교훈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찾아오지 않은 봄을 되찾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같은 날 부산 남구의 부경대 게시판에도 '실패하면 반역, 승리하면 혁명이라고요?'라는 제목의 비슷한 대자보가 붙었다. 패션디자인학과 4학년 왕모씨가 쓴 대자보에는 "전두환은 '반역 행위'로 군부독재 시대를 열어냈고, 영화 속 그날의 역사는 자신들의 '승리'를 자축하며 끝이 난다. 하지만 우리는 그날의 역사를 '성공한 혁명', '승리의 역사'라 보지 않는다"면서 "수많은 시민을 무자비하게 학살해나간 불의의 역사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왕씨는 "2023년 현재를 살펴보자"며 "검찰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모인 권력이 하나둘 모여 국정원부터 대통령실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며 터질 듯한 분노와 가슴 한 켠에 답답함이 느껴진 이유는 그때의 불의한 권력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는 현실 때문일 것"이라며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역사를 기억합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부경대에 붙은 해당 대자보는 허가를 받지 않은 게시물로 분류돼 학교 측에서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12·12군사반란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군부 세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후 권력을 찬탈한 사건으로, 이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은 개봉 20일 만인 11일 관객 700만 명을 돌파했다. CGV에 따르면 연령별 예매율에서 20대와 30대가 각각 25.1%, 29.8%로 젊은층 관람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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