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김기현 결단으로 추가 용퇴 주목
'신핵관' 분류된 초선들도 좌불안석 상황
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13일 김기현 대표까지 사퇴하면서 다른 쇄신 대상들의 용퇴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두 사람의 결단에 반향이 큰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있지만, 당이 처한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쇄신 압박을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2호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당의 위기 극복을 위해 희생 결단을 요구한다"고 지목한 대상은 △당 지도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윤핵관) △중진 의원 등 크게 세 부류다. 인 위원장은 이 중에서도 '김·제·동(김기현·장제원·권성동)'으로 불리는 세 의원을 콕 집어 당 지도부에 희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이 지난 11일 가장 먼저 불출마를 시사했고, 이틀 만에 김 대표도 물러났다.
이제 가장 큰 이목은 4선의 권성동 의원에게 쏠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권 의원은 혁신위의 희생 요구 이후 지역구 관리에만 집중할 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원조 '윤핵관' 으로 통한 이철규 윤한홍 의원도 쇄신 요구를 뿌리칠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윤 의원은 전날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 회견 직후, 권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아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장 의원의 불출마 파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며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서로 주고받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당을 추스려야 할 윤재옥 원내대표도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영남권 중진 지도부라는 점에서 추가 쇄신 요구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핵관'으로 분류된 초선 의원들도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1기 김기현 체제에서 전략기획부총장을 지낸 박성민 의원을 비롯해,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낸 박수영 의원과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수행한 이용 의원 등이 이 그룹에 속한다. 이들은 지난 3월 전당대회부터 김 대표를 감싸는 '연판장 사태'를 주도한 의원들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사실 원조 윤핵관으로 지목되는 인물들보다 당을 망가뜨리는 데 더 크게 일조한 건 '친윤'을 자처한 초선 의원들"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희생 범위가 중진뿐 아니라 초선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장 의원의 불출마와 김 대표의 사퇴로 추가 인적쇄신에 선을 긋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초선 의원은 "현재 당으로서 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의 메시지를 줬다고 생각한다"며 "(윤핵관으로 통하는 인물들도) 당을 위한 처신을 고민하겠지만, 당장 압박해 인민재판하듯 밀어내는 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희생에도 위기에 처한 당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적 쇄신 요구는 또다시 분출할 수밖에 없다. 새로 출범하게 될 비상대책위나 공천관리위원회도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 차원에서 추가적인 희생을 요구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