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에 라임 펀드 재판매 로비 의혹
1심 징역 3년→ 2심 "법률 자문 범위" 무죄
'라임자산운용 펀드 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던 윤갑근(59) 전 대구고검장의 무죄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윤 전 고검장은 '정치적 이유 탓에 억울한 구속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정치적 탄압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고검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14일 확정했다.
윤 전 고검장은 2019년 7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으로부터 '라임 펀드가 재판매되도록 손태승 당시 우리은행장에게 요청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억2,0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2020년 12월 기소됐다. 라임 펀드는 2019년 10월 환매 중단돼 1조 원대 피해를 일으켰는데, 우리은행은 환매 중단에 앞서 펀드 문제를 내부적으로 파악해 재판매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재판 과정에서 윤 전 고검장은 펀드 재판매 로비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고 2억2,000만 원은 법률자문 대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그가 손 전 행장을 실제로 만난 점 등에 비춰 이를 정상적인 법률자문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2,000만 원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은 우리은행 의사결정 과정을 과감히 건너뛰고 정점에 있는 우리은행장에게 직접 재판매를 요청한 뒤 그 대가로 상당한 금액의 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은 윤 전 고검장이 변호사로서의 일을 했을 뿐 부당한 방식으로 청탁한 적이 없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변호사로서 분쟁 상대방인 은행장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고 '약속대로 펀드를 재판매해 달라'는 라임 입장을 전달해 설득하는 것은, 분쟁 해결을 위한 약속이행을 촉구하거나 협상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객관적 자료와 라임자산운용 상황을 설명하고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설득하려고 했을 뿐 대학(성균관대 법대) 동문이나 고위 법조인, 정치인의 지위를 내세워 설득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날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윤 전 고검장은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적 희생양이 돼 억울한 수사와 재판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을 해결하는 희생양으로서, 당시 충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저를 타깃으로 삼기에 가장 적절했을 것"이라며 "권력을 이용한 피해와 탄압에서 밝힐 것은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370일간의 수감 생활에 대한 형사보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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