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암학회, ‘암 연구 동향 보고서 2023’ 발간
국내 암 환자가 수술 기법 등 치료 기술 발전으로 5년 생존율이 71.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암·결장암·직장암 생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고 폐암은 3위였다.
대한암학회(이사장 김태유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암 연구 동향 보고서 2023’ 발간 기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암 발생자는 2020년 24만7,952명으로 20년 전인 2000년(10만3,056명)보다 2.4배 늘어났다. 이는 수명 증가로 일생 동안 한 번이라도 암에 걸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매년 암 환자 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폐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순이었다.
암 발생률로는 2020년엔 10만 명당 482.9명(남성 563.8명, 여성 435.6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 남성 암 환자는 2000년 10만 명당 559.8명에서 2020년 563.8명으로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여성은 290.4명에서 435.6명으로 크게 늘었다. 유방암 발생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방암 발생자는 2000년 6,087명에서 2020년 2만4,923명으로 4배 급증했다(암 발생 5위이며 여성암 1위).
이번 보고서 발간위원장인 김태용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이른 초경, 늦은 출산, 늦은 폐경, 낮은 출산율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암 유병자는 2020년 227만6,792명으로 10년 전인 2010년(96만654명)보다 2.4배 증가했다. 암 유병자는 1999년 이후 암 확진을 받은 뒤 현재까지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사람을 말한다. 암 유병자가 10년간 2.4배 늘어난 것은 국내 암 발생률이 증가한 데 비해 암 사망률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태용 교수는 “65세 이상 암 유병자가 전체 인구의 13.4%나 차지하고 있어 체계적인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암은 아직 국내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983년 통계 집계 이래 40년간 부동의 1위다. 암 사망자는 지난 2001년 5만9,288명에서 2021년 8만2,68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전체 사망자(31만7,680명) 중 26%를 차지했고,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한 심장 질환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따라 암 치료와 함께 암 생존자에 대한 사회·제도적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태용 교수는 “새로운 항암제의 국내 승인은 미국 대비 평균 3~4년 정도 늦다”며 “건강보험 적용까지는 1~2년이 더 걸려 실제 환자가 사용하기까지 4~6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글로벌 표준 치료가 늦게 도입되는 것은 물론 임상 시험 기회에도 제한이 생길 수 있어 신약 허가와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한암학회는 2020년 이후 국내에서 진행한 암 임상 시험이 전 세계에서 8번째로 많다고 분석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에서 암 임상 시험을 가장 많이하는 나라는 미국(2,118건)이고 중국(1,771건)과 프랑스(529건), 스페인(359건), 이탈리아(344건)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해 국내에서는 260건의 암 임상 시험이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동아시아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위암과 간암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암학회는 국내 연구자 주도 암 임상 시험이 최근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구자 주도 임상 시험'이란 임상 시험 시행 기관 소속 임상 시험자가 외부 의뢰 없이 학술 연구 목적으로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임상 시험을 말한다. 즉, 암 진단·치료에 관한 기초 연구가 임상으로 이어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 연구자 주도 암 임상 시험 승인 건수는 미국의 10% 규모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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