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납치된 20대 남성들로 확인
IDF "비극적인 사건...전부 우리 책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가족이 인질로 끌려간 이스라엘인들과 그 지지자들이 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라'며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텔아비브=AFP 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오인 사격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자국인 인질 3명을 사살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IDF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 중 IDF 대원이 이스라엘인 인질 3명을 위협으로 잘못 식별하여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것은 비극적인 사건이며 IDF의 책임”이라면서도 “해당 지역은 군이 자살폭탄 테러범 등 많은 테러리스트를 마주치는 지역”이라고도 부연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역시 성명을 내고 ‘견딜 수 없는 비극’이라며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날 오인 사격은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인구 밀집 지역 셰자이예에서 수색과 검문 과정 중 발생했다. 시신들은 현재 이스라엘로 옮겨져 신원 확인 절차를 마쳤다. 이들은 요탐 하임(28), 얄론 샴리즈(26), 사메르 탈랄카(22) 등 20대 남성들로,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경지대를 기습했을 당시 이스라엘 집단농장(키부츠)에서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비영리단체 ‘인질 및 실종가족 포럼’은 이날 사살된 인질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스라엘 내 아랍계 민족인 베두인인 탈랄카는 니르 암 키부츠의 양계장에서 납치됐고, 이 과정에서 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납치된 샴리즈는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던 학생이었으며, 같은 키부츠 출신의 하임은 피랍 당일 텔아비브에서 열린 메탈 음악축제에 참가해 드럼을 연주할 예정이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 중 이스라엘군에 의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오인 사살된 인질 (왼쪽부터) 알론 샴리즈, 사메르 탈랄카, 요탐 하임의 생전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인질이 교전이 이뤄지는 작전 지대에 있던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IDF가 하마스의 근거지 깊숙한 곳까지 치고 들어가 교전을 치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오인 사살은 이스라엘이 근접전을 더 서두를 수밖에 없는 형국과도 연관이 있는 뜻이다. 이스라엘 고위 정보 관료 출신 샬롬 벤 하난은 ‘근접전은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지만, 내부적으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이스라엘이 근접전에 더 중점을 두게 된 건 미국의 압박이 시작되면서부터다. 그간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미국은 최근 이스라엘에 민간인을 보호하고, 전쟁을 빠르게 끝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소규모 특수작전 위주의 전투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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