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적설량 12.2㎝, 1981년 이후 최대
경복궁·강남·성수동 등 도심 곳곳 시민 붐벼
마을버스 미끄러지고 등산객 조난...소방 구조
2023년 마지막 주말, 서울에 12월 기준으로는 42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왔다. 폭설에도 불구하고 도심 곳곳은 막바지 연말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기상 상황이 악화하면서 전국 각지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랐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울의 적설량은 12.2㎝를 기록했다. 12월 기준 1981년 12월 19일(18.3㎝) 이후 최대 적설량이다. 전체 기간으로는 2010년 1월 4일(25.4㎝)을 포함해 3번째 기록이다.
기상청은 이번에 내린 눈의 경우 지역 간 적설량 차이가 큰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서울 기상 관측 대푯값인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기준 '최심신적설'은 12.2㎝에 달했지만 관악구는 1.3㎝에 그쳤다. 최심신적설은 '오늘 새로 내려 쌓인 눈의 최대 깊이'를 말한다.
이날 서해상에서 발달한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수도권을 시작으로 강원, 충남 등에 오전부터 눈과 비가 내리며 곳곳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오후 5시 기준으로는 동해안을 제외한 강원 대부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돼 시간당 1~4㎝ 눈이 내리고 있다. 31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강원산지 5~15㎝ △강원중북부동해안 5~10㎝ △강원 내륙 3~8㎝ △강원남부동해안, 경북북부내륙·북동산지, 제주도산지 1~5㎝ △경기동부, 충북북부, 전북동부 1~3㎝ △경남서부내륙 1㎝ 내외다.
31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나 눈이 예보되면서 올해 마지막 해넘이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상청은 "내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날씨를 보여 대부분 지역에서 해넘이를 보기 어렵겠지만, 낮은 구름이 엷어지는 일부 지역에선 구름 사이로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또 "내일 오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나 눈이 오고, 모레 이른 새벽까지 강원영동과 경북북부동해안에 비 또는 눈이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주요 지점 31일 해넘이 시간은 △서울 오후 5시 23분 △대전 오후 5시 25분 △대구 오후 5시 21분 △부산 오후 5시 21분 △제주 오후 5시36분 등이다. 새해 첫 날에는 고기압 영향으로 전국이 맑아 대부분 지역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도심은 막바지 연휴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명동과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강남, 홍대입구, 성수동 일대에도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성수동을 찾은 박윤진(31)ㆍ이명수(30)씨는 “북적이는 인파에다 갑작스럽게 눈이 많이 내리면서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낭만적인 분위기와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면서 좋은 추억을 남겼다”고 입을 모았다.
도심에 눈이 쌓이면서 도로 곳곳에는 서행하는 차량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의 도심 전체 속도는 시속 20.2㎞로 서행 수준을 보였다.
전국 각지에서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 2분쯤 서울 광진구 자양동 성동초 부근에서 마을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마을버스는 언덕을 오르다 옆으로 미끄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1시 30분쯤 경기 포천시 내촌면 주금산 독바위 인근에서는 30대 남성 A씨가 조난돼 소방에 구조됐다. 소방 당국은 많은 눈으로 헬기 출동이 어려워지자 장비 11대와 인력 24명을 투입해 산을 직접 올라 신고 약 2시간 만에 A씨를 발견해 구조했다. A씨는 등산화와 아이젠 등 장비 없이 운동화만 착용하고 주금산 정상까지 올랐다 하산 중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낮 12시 47분쯤에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남서쪽 9.2㎞ 해상에서 1.66톤급 어선이 전복됐다. 해경은 사고 현장에 경비함정을 급파해 승선원 4명을 모두 구조했다. 이 중 2명은 저체온증을 호소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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