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소속으로 신당 창당대회 열어
"제명되기 위한 꼼수" 당내선 맹비난
"탈당 안 한다… 다음달까지 당원 설득"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에 합류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에 대한 내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류 의원이, 당적을 유지한 채 신당에 합류하는 자체가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정의당은 조만간 류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18일 "전날 비상대책위원회 결정으로 류 의원을 중앙당기위원회에 직접 제소하기로 했고, 당직 역시 해제했다"며 "조만간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 의원이 맡았던 전국위원·대의원 등 자격을 박탈하는 동시에 당기위 징계까지 요청한 것이다.
류 의원의 직접적 징계사유는 '이중 당적' 문제다. 당 관계자는 "정의당의 이름으로 비례대표가 된 의원이 다른 당의 창당을 위한 발기인대회까지 참석했다"며 "탈당을 하면 의원직이 박탈되니 제명을 당하기 위한 꼼수이자, 세금도둑 같은 행태"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 역시 "다른 당에서 비례 국회의원 한 번 더 해보겠다는 심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류 의원의 행태는 최연소로 주목을 받으며 21대 국회에 입성해 보여준 의정활동 모습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신당 합류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폐지와 '이대남'(20대 남성 유권자) 문제 등을 두고 대립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게 대표적이다. 당 안팎에서는 "당리당략에 따라 정체성이 흔들리는 구태 정치인들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까지 나올 정도다.
류 의원은 정의당 내부 의견 그룹 '세번째권력'에서 함께 활동하며 당 노선 투쟁에 뛰어들고도 잔류를 선언한 장혜영 의원과도 비교된다. 장 의원은 지난 12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류 의원이 탈당하지 않은 것을 두고 "새로운 세력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그 세력에 가서 하는 게 누가 봐도 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새 정치'를 표방한다면 탈당을 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것을 버리지 못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 내부의 따가운 시선에도 류 의원은 탈당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탈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다음 달 열릴 당원 총투표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당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기위 제소에 대해서는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운동권 연합정당을 만드는 길이야말로 시민들과 했던 약속을 저버리는 길"이라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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