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수펙스 의장 지명 두고..."혈연 말고 능력 보시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기업 총수들이 자주 동행하는 것을 두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비판이 나온 것에 대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불 끄기에 나섰다. 민관이 한꺼번에 주요 국가를 찾으면 시장에 "(한국의) 존재감을 크게 하는 브랜드적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다만 "특정인이 너무 자주 가면 피로도가 크니 방법론을 여러 가지로 바꿀 수는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최 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부쩍 잦아진 기업 총수들의 대통령 순방 동행에 대해 "저도 역대 많은 대통령들의 순방에 참여를 했지만 아주 쓸데없었다고 생각하는 건 거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순방 때 기업인 동행은 어느 정부에서나 항상 해왔던 이야기"라며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이 돼서 시장을 계속 개척하는 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대통령 순방에서 특정 기업인이 자주 함께한 점을 두고는 "방법론을 바꿔 속칭 '회장'이 꼭 가지 않아도 된다면 기업의 많은 사람 중에 한 명이 (대통령 순방에) 가는 거라면 큰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제안했다.
대한상의 회장 연임 여부는 연말에 숙고
최 회장 자신을 비롯해 기업 총수들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 홍보 활동을 한 것에 대해서도 "유치 활동을 통해서 저희가 얻었던 정보(와 네트워크) 등은 저희가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며 "들인 비용이나 노력이 헛되다고 생각하실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가 입장에서는 어쨌든 (유치 활동에) 들인 돈을 건져내는 게 저희의 의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엑스포 유치 활동을 통해 새로 눈여겨본 시장으로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칠레 등을 꼽았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90%가 넘고 더 생산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그 나라에 싸게 투자할 수 있다면 그린수소 등 우리나라의 잠재 에너지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주 SK그룹의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 추구협의회 의장에 자신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앉힌 것을 두고는 "이력과 나이, 위치로 보면 충분히 (의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펙스 의장은) 각 회사에서 추대 형식으로 만든다"며 "혈연관계 등 너무 많은 해석을 집어 넣는 것은 온당한 것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평소 최 부회장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처럼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앞으로 잘하나 못하나를 보시면 될 일"이라고 못 박았다.
반도체 경기는 "록 바텀(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전체적인 회복보다는 일부의 어떤 수요가 전체 시장을 끌고 가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는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 쪽은 아직 거의 잠자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주요국들이 '반도체 자립화'를 위해 앞다퉈 자국 투자 지원책과 규제를 내놓는 데에 대해서는 "수급 균형이 잘 맞는 형태로 흐르기가 꽤 어려운 상태"라며 "자칫하면 과잉 투자 때문에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경쟁력이 처지지 않도록 산업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건의를 (정부에) 계속 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의 대한상의 임기는 2024년 3월이다. 연임 여부를 두고는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제 자신도 돌아보겠다"며 "(연임) 한다면 어떤 일을 해야 되는지 생각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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