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정성호 20일 라디오 인터뷰
최순실·드루킹 특검 때와 동일 조항
"본인에게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길"
"김건희 변호인이냐, 대리인이냐"
'김건희 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안)'을 악법이라고 언급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김영진 민주당 당대표 조정실장은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전형적인 한 장관의 내로남불식 화법"이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에 대해 "그 법안들은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 있고, 수사상황을 생중계하게 돼 있는 독소 조항까지 들어 있다"며 "그런 악법은 국민의 정당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조정실장은 "검찰이 민주당 관련 수사에 대해서는 외부에 한도 끝도 없이 정보를 흘리고 언론 보도를 시키지 않느냐"며 "(김 여사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사실에 대해 브리핑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이 김 여사와의 특수 관계를 언론을 통해 너무 밝히는 것도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이 '독소 조항'이라고 지적한 부분은 '김건희 특검법' 중 '수사 과정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12조)'를 말한다. 다만 이는 한 장관이 수사팀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팀장으로 참여했던 2016년 '최순실 특검' 당시 특검법 제12조와 동일하다. 2017년 2월 28일 ‘최순실 특검’ 마지막 정례브리핑에서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특검은 특검법 제12조 대국민 보고 규정에 따라 출범일부터 지금까지 국민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피의사실 이외의 수사과정에 대해 정례 브리핑을 실시해 왔다"며 "수사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8년 국회에서 통과된 '드루킹 특검'에도 같은 내용이 들어있다.
같은 날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장관에게)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장관인지, 김 여사의 변호인이나 대리인인지를 묻고 싶다"며 "아직 의결되지도 않은 법안에 대해 장관이 저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정 의원 역시 한 장관의 '독소 조항' 발언이 지금까지의 행보와 배척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민주당 의원들 관련 수사 때) 한 장관은 판사가 구속영장을 보기도 전에 국회에 와서 구속영장 청구 내용을 상세하게 발표하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랬다'고 얘기한 분"이라며 "똑같은 기준을 본인에게도 적용하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박영수·윤석열·한동훈 특검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았느냐"라며 "김건희 특검이 악법이면 당신들이 참여했던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도 악법이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 '정의를 실현해야 된다' 이런 국민적 요구 때문에 '김건희 특검법'을 만든 것"이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언론 브리핑을 두고 어떻게 생중계한다고 얘기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 한 장관이 "몰래카메라 공작"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정 의원은 "몰래카메라 공작이라는 건 본인의 추측"이라며 "몰래카메라 공작이든 아니든 대통령의 배우자가 그의 관저에서 명품 가방을 받았다는 건 사실 아니냐"고 꼬집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김건희 특검법의 브리핑 규정은 한동훈 검사가 참여한 최순실 특검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며 "최순실 특검은 되고 김건희 특검은 안 되느냐. 한동훈식 내로남불, '윤석열 아바타'의 김건희 여사 구하기가 볼수록 가관"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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