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 "돈봉투 10개 들고 출근" 인정
검찰 '1차 살포 시점=28일 오전' 결론
국회 동선으로 살포 대상 의원도 특정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21년 4월 28일 아침 국회 외통위 소회의실 모임'을 1차 돈 봉투 살포 시점·장소로 지목했다. 봉투 살포 의혹의 '키맨'인 윤관석(구속 기소) 의원이 이날 아침 돈 봉투 10개를 들고 나왔는데, 당시 윤 의원과 만났던 민주당 의원 10명부터 먼저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측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돈 봉투를 수수한 의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특히 2021년 4월 28일 오전 8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 모임을 주목하고 있다. 당시 여기엔 송 전 대표 지지 의원 10명과 윤 의원이 모였다. 송 전 대표 측이 마련해 윤 의원에게 전달한 돈 봉투가 10개였는데, 이 봉투 10개가 이 모임을 전후해 소진된 정황이 윤 의원의 법정 진술로 확인됐다.
윤 의원은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정당법 위반 사건 결심공판에서 돈 봉투 살포와 관련한 검사의 질문을 받았다. 검사가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받은 돈 봉투 10개를 의원들에게 주기 전까지 어떻게 보관했느냐'고 묻자, 윤 의원은 "가방에 넣어 (차 안에) 가지고 있었다"고 답했다. 또 "2021년 4월 28일 아침 출근할 때도 (돈 봉투를) 가지고 왔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다만 윤 의원은 '차량에 있던 돈 봉투를 직접 들고 의원 모임에 갔느냐'는 검사의 물음에는 "교부와 연결된 부분이라 말하지 않겠다"며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해당 모임 직후 윤 의원이 추가 돈 봉투 자금 마련에 나선 정황도 있다. 윤 의원은 같은 날 이 전 부총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어제 그거, 의원이 많아서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며 "우리 (이)용빈이나 (김)남국이나 윤재갑이나 김승남이나 (아직 못 줬다)"라고 추가 자금을 요청했다. 이에 검사는 "여기서 나온 '어제 그거'가 이정근에게 받은 돈 봉투 10개를 의미하냐"고 물었고, 윤 의원은 "네"라고 인정했다.
검찰은 △이런 윤 의원의 법정 진술 △이 전 부총장과의 통화 △윤 의원과 다른 의원들의 동선 기록 등을 근거로, 윤 의원이 당일 오전 8시 모임에서 돈 봉투 10개를 나눠준(1차 살포) 뒤 이 전 부총장에게 추가 봉투 마련을 부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윤 의원이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으로 사적 이익을 취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 만큼, 윤 의원 개인이 착복한 '배달사고'일 가능성도 없다고 본다.
윤 의원은 주요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검찰은 돈 봉투 수수 의원이 이미 특정된 상황에서 그들을 불러 조사할 만한 근거가 마련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구속된 돈 봉투 사건 관계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직접 조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종성·허종식·이성만 의원 등 이미 강제수사(압수수색)의 대상이 된 의원들을 먼저 소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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