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빅4' 기획사들, 간판 아티스트 활약 속 호조세
'카카오 손잡은' SM→'BTS 군백기' 하이브...변화 속 재편도
2023년에도 K팝 가수들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특히 올해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를 넘어 다양한 그룹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탄탄한 입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욱 유의미한 한 해였다.
이같은 K팝의 기세를 가장 맹렬하게 견인한 것은 국내 가요계 '빅4'로 불리는 하이브, SM, YG, JYP였다. 이들은 소속 간판 아티스트들의 활약 속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그런가하면 SM이 총괄 프로듀서였던 이수만이 회사를 떠나고 카카오가 최대 주주에 등극하며 'SM 3.0' 시대를 열었고, 소속 아티스트들이 줄줄이 떠나며 위기를 맞았던 YG는 블랙핑크와 그룹 활동에 대한 재계약을 체결하며 한숨을 돌리는 등 올해 '빅4' 기획사들이 맞이한 변화 역시 두드러졌다.
BTS 밀고 세븐틴·뉴진스 밀었다...하이브, 올해 '빅4' 대전 승자
하이브는 '빅4' 기획사 중에서도 가장 만족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군 입대를 앞두고 활발한 솔로 활동을 통해 압도적인 성과를 거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K팝 초동 신기록을 세우며 새 역사를 쓴 세븐틴, 올해 음원 시장을 휩쓴 뉴진스 등 소속 아티스트들이 '열일 행보'를 펼친 결과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등도 국내외 음악 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하며 하이브의 '고공행진'에 힘을 실었다.
이에 힘입어 하이브는 올해 3분기 창사 이래 동일 분기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3분기 하이브의 매출액은 5,379억 원, 영업 이익은 727억 원을 기록했다.
해당 실적에는 방탄소년단 뷔와 정국·세븐틴·뉴진스의 앨범 판매량과 음원, 공연 실적 등이 큰 역할을 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정국과 뷔가 발매한 솔로 앨범이 초동 200만 장(올해 초 앨범을 발매한 지민과 슈가는 초동 밀리언셀러를 돌파했다) 을 거뜬히 넘어섰으며, 정국의 경우 디지털 싱글 '세븐'과 '3D'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1위와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세븐틴 역시 미니 11집 '세븐틴스 헤븐'으로 K팝 아티스트 최초로 초동 판매량 500만 장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운데다 투어 공연으로 압도적인 티켓 파워를 증명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 르세라핌 뉴진스 역시 투어 공연과 발매 앨범으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며 하이브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아티스트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 가운데 올해 하이브의 간판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전원 입대하며 본격적인 '군백기'를 맞았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완전체 컴백 목표 시기는 오는 2025년 하반기다. 하지만 올 한 해 차근히 입지를 확대해 온 산하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 덕분에 하이브는 내년에도 K팝 시장에서 굳건한 존재감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이수만 빠진 SM, 인수전 속 카카오 손잡고 3.0 체제 변화
SM은 올 상반기 회사의 정체성과도 같던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떠난 뒤 하이브와 카카오 간의 치열한 경영권 전쟁 속 폭풍같은 시간을 지났다.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 지분을 하이브가 매입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선 하이브와 카카오와 손을 잡은 이성수·탁영준 공동 대표이사의 양보 없는 경영권 다툼 속 승자는 카카오가 됐다. 하이브는 지난 3월 초 SM의 인수 절차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카카오는 이후 공개 매수를 통한 추가 지분 확보에 성공하며 SM의 최대 주주에 등극했다.
하이브의 인수 가능성을 두고 '적대적 M&A'라며 반발했던 SM은 카카오가 최대 주주가 됨에 따라 안정적으로 'SM 3.0' 시대를 열었다. 가장 큰 변화는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의 도입이었다. 이를 통해 SM은 각 제작센터별로 앨범 제작 시스템을 분화하며 소속 아티스트들의 동시다발적인 컴백 활동을 진행했다.
변화는 긍정적이었다. SM은 올해 3분기 음반·음원 매출 증가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음반·음원 판매 증가와 오프라인 콘서트 개최 등 활발한 활동이 일궈낸 실적이다. 쿼드러플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엔시티 드림, 엑소·엔시티·엔시티127·라이즈·에스파 등의 밀리언셀러 달성 등 소속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인기도 안정적으로 이어진 한 해였다.
블랙핑크에 울고 웃은 YG
YG는 올해 블랙핑크 때문에 울고 웃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블랙핑크의 천문학적 월드투어 매출과 지수의 첫 솔로 싱글의 글로벌 히트에 함박웃음을 지었던 YG는 올해 8월 멤버들의 재계약 시즌을 맞이하며 초조한 나날을 보내야했다. 멤버들의 YG 재계약 불발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YG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빅뱅 등 소속된 굵직한 아티스트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위기설'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YG는 올해 12월 블랙핑크와 그룹 활동 단위 재계약을 체결했음을 알리며 한숨을 돌렸다. 다만 멤버 개인의 전속 계약 여부는 아직 결정 나지 않은 상태다.
블랙핑크를 제외하면 현재 YG의 '기둥'이 될 만한 아티스트가 부재한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현재 소속 아티스트인 트레저와 악뮤 등이 선전하고 있지만 블랙핑크의 자리를 대신하기엔 역부족인데다, '제2의 블랙핑크'로 YG의 명운을 짊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을 모았던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역시 화제성에 기반한 글로벌 지표를 제외하면 아직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상태다.
JYP가 잘 키운 스트레이 키즈, 열 그룹 안 부럽다
JYP는 간판 보이그룹인 스트레이 키즈의 커리어 고공행진에 힘입어 안정적인 한 해를 보냈다.
스트레이 키즈는 올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며 각종 기록들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올해 '파이브스타(★★★★★, 5-STAR)'에 이어 '락스타(樂-STAR)'까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는 4개 앨범 연속 동차트 1위 등극이라는 점에서 스트레이 키즈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실감케 했다.
이 밖에도 스트레이 키즈는 방탄소년단에 이어 K팝 보이그룹 두 번째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입성하는 기록을 세웠으며, 지난 9월 열린 '2023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 첫 출연해 '베스트 K팝' 부문을 수상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이와 함께 간판 걸그룹인 트와이스와 엔믹스 역시 만족스러운 앨범 판매량을 기록함과 동시에 대규모 투어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JYP의 매출을 함께 견인했다. 실제로 JYP는 올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JYP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2% 증가한 951억 원, 영업이익은 50.9% 증가한 275억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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