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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기업 근로자 복지양극화 ‘사회적 보정’ 시급하다

입력
2023.12.26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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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월 23일 열린 상생임금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하던 중 비정규직 임금 대폭 인상,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 등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기습시위에 난감해하고 있다. 뉴스1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5월 23일 열린 상생임금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하던 중 비정규직 임금 대폭 인상,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결 등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기습시위에 난감해하고 있다. 뉴스1

중소기업 직원이 회사에서 받는 복지혜택이 대기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나왔다. 심지어 중소기업 복지혜택은 10년 전보다 줄어들었다. 식사비, 교통비, 자녀학비 등의 기업 복지혜택은 ‘질 좋은 일자리’의 주요 조건이며, 이런 양극화를 이대로 둔다면 청년 실업이나 저출생과 같은 한국의 고질병을 고칠 수 없다.

고용노동부의 ‘2022 회계연도 기업체노동비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300인 미만 기업체의 ‘법정 외 복지비용’은 근로자 1인당 월 13만6,900원으로, 300인 이상 기업체(40만900원)의 34.1%에 그쳤다. 식사비, 교통·통신비, 건강·보건비용, 자녀 학비, 주거비, 보험료, 휴양·문화·체육 등의 지원비용이다.

2012년엔 중소기업(300인 미만)의 근로자 1인당 복지비용이 월 16만3,000원으로 300인 이상(25만500원)의 65.1% 수준이었다. 10년 사이 두 배가량 격차가 커졌다. 복지비용은 간접노동비용이지만, 노동자가 느끼기엔 임금·상여금과 같은 직접노동비용과 별로 차이가 없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1인당 직접노동비용은 대기업의 68.3%였는데, 복지비용 격차까지 더해지면 실질적 소득 양극화는 훨씬 커진다.

청년 고립·은둔(54만 명)의 원인 1위로 취업 관련 어려움(24.1%)이 꼽힌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열악한 임금·복지 조건을 생각하면 청년들을 마냥 탓할 수도 없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타파를 위해 올해 초 출범한 상생임금위원회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고, 업계의 자발적인 상생노력도 미약하다. 용역·파견 직원에게 원청이 지급하는 인건비를 하청업체가 중간에서 착복하지 못하게 하는 중간착취 방지법은 국회의 외면 속에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용역업체가 3년간 환경미화원 식비 4억 원을 주지 않고 떼어먹는 사례 등을 제도적으로 막을 법안이다. 노동시장 양극화는 우리 사회 수많은 병폐의 출발점이다. 대기업들의 자발적 상생유도이든, 제도적 장치 도입이든 정부와 국회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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