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김나한씨, 이웃 증언 전해
"내용 알 수 없는 쪽지가 덕지덕지"
"퇴거 명령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주민 "다른 이유로 불난 것 아니냐"
성탄절 오전 32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 발화지점인 3층 가구에 거주하던 노부부가 무단으로 거주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26일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SBS '모닝와이드 3부' 등에 출연한 리포터 김나한은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3층 가구 노부부가 평소 종종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며 이웃들의 목격담을 전했다.
아파트 주민 등을 만난 김씨에 따르면 3층 노부부는 평소 주변과 교류가 없는 편이었다. 노부부는 평소 베란다 바깥으로 물을 막 버리는가 하면, 창문에 알 수 없는 내용의 쪽지를 덕지덕지 붙여놓고 지냈다고 한다. 창문 너머 추락 방지를 위한 난간에까지 장문의 글을 써놓은 종이들이 붙어 있었다.
이웃에 따르면 노부부가 거주한 집은 최근 경매로 넘어가 퇴거 명령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집에서는 "상기 부동산은 10월 10일 경매 낙찰 후 소유권 이전이 완료됐으며, 현재 무단 거주 중입니다. 현재 법원의 인도명령 절차 중이며, 조속한 퇴거를 하십시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노부부가) 집을 나가야 하는 상태였다보니 (주민들 사이에서) 단순 불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인해 불이 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너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화재 원인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 노부부는 화재 발생 직후 베란다 밖으로 나와 벽을 잡고 매달려 있다, 종이가 담긴 재활용 포대로 뛰어내려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바로 위층에 살던 두 아이의 아버지인 30대 남성 박모(32)씨 등 2명이 숨졌고, 주민 30명이 다쳤다. 숨진 박씨는 노부부가 뛰어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재활용 포대 위로 2세 딸과 아내 등을 먼저 뛰어내리게 한 뒤, 본인도 7개월 된 딸을 포대기와 이불로 감싸 안고 몸을 던졌다. 아이를 안느라 정작 자신은 지키지 못한 박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같은 아파트 11층 계단에서는 또 다른 30대 남성 임모(38)씨가 연기를 흡입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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